국내에 본격 선보인 지 10년을 맞은 김치냉장고가 교체 수요 덕에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올해 김치냉장고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말부터 이달 22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2%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이달 1~22일 매출이 68.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9월1일~10월22일 96.1% 급증했고 전자전문점 하이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높았다.

김치냉장고 매출이 호조인 것은 대중화 된지 10년이 지나 신제품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 그동안 경기침체로 구매를 미뤘던 대기수요까지 최근 중산층 소비심리 회복속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또 김치냉장고 선호 모델이 허리를 구부려 김치통을 꺼내야 하는 뚜껑형(뚜껑이 위에 있는 형태)에서 스탠드형(일반 냉장고 형태)으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1.5~2배인 스탠드형이 많이 팔린 것도 한 요인이다. 이언석 하이마트 바이어는 "통상 10월 판매량이 전체 성수기(10~12월) 판매의 15%를 차지하는데 예년보다 판매시기를 1~2주 앞당겨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롯데백화점에서 김치냉장고 판매 순위는 삼성전자 '지펠'(45.6%),위니아만도 '딤채'(27.4%),LG전자 '디오스'(27.0%) 순이다. 지난해에는 딤채(44.8%),지펠(28.9%),디오스(26.3%) 순이었으나 올 들어 지펠 매출이 159.6%나 급증하며 독보적 1위였던 딤채를 앞질렀다. 이는 삼성전자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서 강세인 데다 가수 겸 탤런트 이승기씨를 모델로 기용,여성 고객들의 인기를 끈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치냉장고 수요가 크게 늘자 롯데백화점은 김치냉장고 6개 모델 1500대를 직매입해 판매물량을 확보했다. 2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수도권 전점에서 행사장 진열품으로 사용했던 김치냉장고를 10~30% 할인 판매하고 상품권 · 김치통 등 사은품을 준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26~29일 일부 제품을 특가 판매한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