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루프냐 이너바우어-더블악셀이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6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메달 색깔을 결정할 중대한 선택에 나선다.

김연아는 2007-2008 시즌에 치른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컵 오브 차이나, 컵 오브 러시아)에서 연속 금메달을 휩쓸었고, 2008-2009 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스케이트 아메리카, 컵 오브 차이나)까지 모두 석권하면서 그랑프리 시리즈 5개 대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새벽에 치러지는 2009-2010 ISU 피겨 그랑프리 1차 대회 '에릭 봉파르' 쇼트프로그램을 통해 '금빛 도전'을 시작하면서 6개 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나선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과 더불어 궁극의 목표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밴쿠버 프로젝트'를 위해 '플랜A'와 '플랜B'를 준비했다.

플랜A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의 유일한 약점인 트리플 루프 점프를 포함하는 계획이고, 플랜B는 트리플 루프 대신 이너바우어(허리를 뒤로 깊숙이 젖힌 상태에서 활주하는 기술)에 이은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을 시도하는 것이다.

김연아를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서(48.캐나다) 코치는 "어떤 플랜을 시도할지는 선수와 긴밀하게 협의해서 경기 직전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선수가 경기 중에 스스로 결단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 때 트리플 루프를 싱글로 처리하고 나서 3차 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 때는 트리플 루프 대신 더블 악셀을 뛰었다.

지난 2월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의욕적으로 트리플 루프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안정적인 연기를 위해 더블 악셀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오서 코치는 "새 시즌을 앞두고 트리플 루프 점프 훈련도 매일했다.

하지만 특정 기술 때문에 선수가 압박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라며 "트리플 루프와 더블 악셀은 점수를 따기 위한 옵션일 뿐이다.

전체 프로그램의 흐름을 보면서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플랜의 선택은 다른 선수들의 결과도 고려해야 하고 절대로 다른 연기 요소에 부담이 되서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파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