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금값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인 가운데 '상품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당장은 금을 살 때가 아니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7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4.70달러(0.5%) 오른 온스당 1044.40달러에 마감했다. 금값은 이날 장중 1049.70달러까지 치솟으며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가(1045.0달러)를 갈아치웠다. 심리적 저항선인 1050달러 선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달러 약세 우려가 금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달러 가치는 이날 주요 통화에 비해 0.4% 올랐지만 추가 하락 우려는 여전하다. 올 들어 금값은 20%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금 실수요는 아직 회복되지 않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 상품시장 강세론자인 로저스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금값이 사상 최고가로 치솟은 지금 상황에서 나는 금을 팔지도 사지도 않겠다"며 "금 시장의 펀더멘털이 회복됐다는 강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현재의 가격에서는 금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내일이나 다음 달에 금값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 금을 팔지 말라"고 조언했다. 다만 로저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금값이 오를 것이라며 10년 뒤 온스당 200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금 가격 강세를 점치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달러 약세 등의 영향으로 금 가격의 단기 목표가를 온스당 1055~1170달러로 보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