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대국 중국의 위용을 과시하고,공산당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중국 건국 60주년 행사는 말 그대로 초대형 이벤트였다. 이날 행사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중국이 보유한 최첨단 무기가 공개됐으며 중국의 유명인사들이 총출동해 2시간 동안 장엄하게 펼쳐졌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중국식 사회주의 건설에 매진해 중화부흥을 이루자"며 "조국의 통일운동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선 인민복을 입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톈안먼 성루 앞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후 주석은 시가 300만위안(약 5억2000만원)이 넘는 중국산 홍치 승용차를 타고 열병식에 참석,창안제에 늘어선 각 군앞을 통과하며 "동지들 안녕하세요" "동지들 수고 많았습니다"란 말로 장병들의 인사에 화답했다. 이어 56개 민족을 상징하는 56개 부대가 창안제를 행진하면서 중국군의 위용을 과시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전시장을 방불케 한 중국의 첨단무기.이날 선보인 무기 52종 대부분은 처음으로 외부에 노출된 것이다. 중국이 개발한 공중조기경보기 'KJ-2000'은 470㎞ 떨어진 목표물을 60~100개까지 정밀 관측할 수 있으며 5000~1만m 상공에서 시속 600~700㎞의 속도로 7~8시간 계속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특히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핵이나 재래무기 탑재가 가능한 지대지 중장거리 미사일,크루즈 미사일,지대지 미사일 2종 등 모두 5종의 신형 미사일 108기가 공개됐다.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31'은 중국의 제2세대 전략 미사일로 구체적인 성능은 기밀에 속한다. 둥펑-31은 사거리가 1만㎞로 길이 13m,둘레 2.25m,발사 중량 42t에 100만t급 핵탄두 1개나 9만~20만t급 핵탄두 3~6개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루즈 미사일인 '창젠-10'은 3개의 연속 발사관으로 이뤄져 있으며 사거리가 1500㎞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 2호'는 사거리가 8000㎞로 미국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인민해방군은 이 밖에 10대의 무인정찰기와 최첨단 레이더,인민해방군 위성통신장치 등도 공개했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또 중국이 자체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 '젠(殲)-10'과 '젠-11B',인민해방군의 제3세대 및 준3세대 신형 탱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젠-10은 중국의 최신식 다용도 전투기로 종합전산항공전자시스템을 이용해 초장거리 공중전과 근거리 대항공기 전투,공대지 공격 능력을 갖고 있다.

◆…이날 톈안먼 광장과 창안제 등에서는 중국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들과 연예계 및 체육계 톱스타 등 10만여명이 오성홍기를 앞세우고 대규모 국민대행진 행사를 벌였다. 오성홍기 뒤에는 중국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을 비롯해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등 4명의 전 · 현직 국가주석의 초상화를 앞세우고 웅장한 행진이 펼쳐졌다.

지난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우주유영에 성공한 우주선 '선저우7호'의 우주인 자이즈강과 '다이빙 여제' 궈징징을 비롯한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의 최종 점화자인 '체조왕자' 리닝(李寧), 최근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황색탄환' 류샹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무개차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건국 60주년을 기리는 뜻에서 60대의 퍼레이드 차량이 동원된 이 행사에는 군악대,민간음악단,합창단 등 4000여명이 합동 연주를 하고 8만여명이 각종 카드섹션과 공연 등을 펼쳤다. 이날 저녁 톈안먼 광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경축행사에는 '월드스타' 청룽과 '국민 여가수' 쑹주잉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총지휘한 스타감독 장이머우는 불꽃놀이와 함께 펼쳐지는 이번 공연을 총지휘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