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 달러화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원자재는 변동성은 있지만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6회 미래에셋 자산배분 포럼’에서 “시대에 맞게 어떤 지역, 어떤 상품에 투자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선진국보다 이머징시장 증시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파버는 이어 “미국의 재정 적자확대로 인해 향후 달러화 가치는 아마 제로(0)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국가 통화를 주목해야 하고,특히 중국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지금보다 2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원자재에도 관심을 높여야 한다”며 “중국과 인도의 고도 성장에 따른 원유 수요 확대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으로 인해 유가는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파버는 원유나 금 은 등 원자재 투자에 있어 파생상품보다는 직접 원자재를 사는 실물투자를 권했다.

또 포럼에 참석한 엘로이 딤슨 런던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장기투자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주제의 강의를 통해 “주식시장은 1년이나 10년이 아닌 100년 정도를 살펴봐야 한다”며 “지난 100여년간 장기적으로 주식은 인플레이션이나 채권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제공했다”고 말했다.그는 1900년 미국에서 1달러를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을 경우 주식은 연평균 9.2% 올라 1만4276달러로 불어난 데 비해 채권은 연평균 5.2% 수익으로 242달러가 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서 지난 100년간 어느 구간에서든 20년 이상 투자하면 주식에서 손실을 본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딤슨 교수는 다만 “어느 나라 주식이 안전한지는 기간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장기투자를 통해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개회사에서 “세계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금융위기 이후 큰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며 “변화의 시대에서 주식이 여전히 장기투자자산의 역할을 해나갈 지, 각국 정부의 대대적 재정지출이 자산에 어떤 영향을 줄지,세계 경제의 새로운 동력인 브릭스 국가의 미래상은 어떨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