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상에 내정된 후지이 히로히사 민주당 최고 고문(사진)은 "수출업체들을 위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는 원칙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엔화 강세를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최근의 엔고(高)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후지이 내정자는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수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수를 늘리겠다는 민주당의 정책 제안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02~2007년 일본 경제성장의 60%가 수출에 기인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결코 균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후지이 내정자는 "일부 국가들이 계속해서 자국의 통화가치를 절하한다면 다른 국가들도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 뒤따를 것"이라며 "외환시장에는 규칙이 있으며 우리는 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부양을 위해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비정상적이고 투기적 자금 흐름이 있을 때는 조치를 취해야겠지만 원칙적으로는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화 약세는 수입 물품과 서비스를 비싸게 만들어 내수 부양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약한 엔화보다는 강한 엔화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후지이 내정자는 "현재는 글로벌 외환시장 규모가 워낙 커져 한 나라의 시장 개입만으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다른 나라들이 엔고를 막기 위해 공조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장중 한때 달러당 90.18엔까지 상승,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엔화 가치는 이날 달러당 91엔대 초반에서 거래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