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는 3일 "행정복합도시 건설 사업은 효율적이지 않지만 이미 계획이 발표됐고 지금까지 어느 정도 진행했으니 원점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며 "부분적으로 하되 충청도 분들이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 내정자는 이날 총리 지명 직후 서울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행정복합도시 건설을) 기존 원안대로 다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정은 어느 정도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청계천과 같이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주변에 쾌적한 중소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사업 규모 등은 아직 자세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대운하 건설 사업은 "환경문제도 있거니와 우리가 해야 할 일 중 우선 순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반대했다.

경제 철학에서는 대통령과 차이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총리 내정자는 "경제학자로서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대통령을 만나 말씀을 나눠 보니 경제 시각에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경쟁을 중시하고 촉진하되 뒤처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해야 한다는 시각을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을 잘 보필해서 더 강한 경제력을 가진 나라,보다 통합된 사회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포부도 밝혔다.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 거론과 관련,"대권 생각이 전혀 없다"며 "대통령을 잘 보필해 이 나라 경제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총리 내정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을 두 번씩 만나 협의했고 대통령이 많은 도움을 주겠다고 얘기했다"며 "(내가) 권한을 얼마나 가지는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고,실세다 아니다는 얘기를 할 겨를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관 내정자들에 대해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이 어떠냐고 물어봤을 때 좋다고 했다"고 공개했다.

한편 정 총리 내정자는 이날 서울대 사회과학대 교수회의실에서 배포한 소감문에서 "국내외적 상황이 책상머리에서 고뇌를 거듭할 만큼 한가하지 않고 불안한 거시경제와 어려운 서민생활,막대한 사교육비 지출,일자리 창출,사회적 갈등과 지역 대립,남북문제 등 우리가 직면한 현안 중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것이 없어 총리직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칙과 정도로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 가겠다"고 말했다.

장진모/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