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 기아차 LG 등 국내 3대 그룹이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낼 것인지 주목된다. 올 상반기 실적과 국내 증권사들의 추정 실적을 보면 삼성과 LG는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LG그룹은 11개 상장 계열사 가운데 LG디스플레이 LG파워콤을 제외한 9개사가 영업이익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 · 기아차그룹도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주력 계열사들이 선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실적개선 추세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들 3대 그룹 계열사에 대한 증권사들의 긍정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백조된 미운오리 3인방



2일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9.80% 증가한 144조7080억원, 영업이익은 29.25% 늘어난 9조970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 대비 비교 가능한 17개 상장 계열사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을 합친 것이다. 삼성그룹의 올 순이익도 12조24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49% 증가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삼성화재와 제일모직은 물론 '미운오리 3인방'으로 불리던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삼성엔지니어링 등 5개사가 실적개선의 선봉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순이익이 각각 7200억원, 24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06%, 30.6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2004년에 세운 사상 최대 영업이익(12조169억원)과 순이익(10조7867억원)에 못 미쳐 영업이익은 5조3168억원,순이익은 8조1729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내년 실적은 무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주가는 이미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증권사들도 최고 100만원을 목표주가로 부르면서 추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역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조원에 육박하고 2011년까지 이익 성장세가 강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목표주가를 95만원으로 올리고 '매수'를 추천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실적개선 덕분에 이들 종목에 투자하는 삼성그룹주펀드는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설정액만 3조원을 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은 연초 이후 수익률(8월 말 기준)이 54.74%로,국내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10%포인트 정도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 실적 · 주가 사상 최고



현대 · 기아차 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은 힘들어 보인다. 올해 상장 6개 계열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4조6223억원으로 지난해에 소폭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순이익은 4조71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49% 증가하지만 2005년(5조360억원)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계열사 가운데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는 작년의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영업이익 1조3148억원과 순이익 1조2370억원을 기록하고,글로비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28억원과 166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주력인 현대차의 순이익은 1조9033억원에 머물러 2조원을 넘던 2005년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등 그룹 3인방의 주가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주말 그룹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계열사 간 주가의 희비가 엇갈렸지만 현대차는 탄탄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낮은 편인 데다 글로벌 경쟁업체의 시장점유율과 시가총액을 비교해도 투자매력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도 올 상반기엔 철강경기 침체로 전년 대비 실적은 줄었지만 하반기 실적이 '턴어라운드'하면서 주가도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내년에 고로가 가동되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일관제철소로서 업종 내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 · 화학 쌍두마차



LG그룹(상장 11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사상 최대인 7조8560억원, 7조340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실적 개선은 쌍두마차인 LG전자와 LG화학이 이끌고 있다.

LG전자는 올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60.92% 증가한 1조9744억원,순이익은 354.23% 급증한 2조19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및 TV부문 글로벌 시장점유율과 마진 개선이 실적 호조를 이끌고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기존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개선에다 2차전지를 포함한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높은 성장성으로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9451억원, 1조5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4.69%, 52.76%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 계열사 가운데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못 내는 곳은 LG디스플레이와 파워콤 2개사뿐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도 올해 1조1687억원으로 1조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하고,LG파워콤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8.8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와 현 주가 간 차이는 LG텔레콤 데이콤 상사 등이 높은 편이지만,LG전자와 화학에 대한 추천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LG화학은 현대모비스와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팩(모듈)을 공동 개발 · 생산키로 하는 등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