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플러스 성장 계속 유지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 폴란드 경제가 다른 주요 동유럽 국가보다 선전하고 있다.

폴란드 통계청(GSU)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다고 28일 밝혔다.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지난 1분기(1.7%)와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폴란드 경제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규정되는 경기침체(recession) 국면에 아직 접어들지 않은 셈이다.

2분기 성장률은 1분기에 비해 조금 둔화한 데 그친 것이며 전분기 대비로도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헝가리는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5.6%를 나타낸 데 이어 2분기 실적은 -7.4%로 침체의 골이 깊어졌다.

이번 세계 금융위기를 맞아 폴란드는 '신축적 신용속공여(FLC)'를 통해 206억달러를, 헝가리는 구제금융을 통해 125억유로를 각각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그러나 올 상반기 GDP 지표로만 보면 폴란드가 헝가리보다 상대적으로 덜 심한 금융위기를 겪고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이웃인 체코와 슬로바키아 역시 가파른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체코 경제는 지난 1분기 -3.4%를 기록하며 경기침체에 접어든 뒤 2분기 GDP 증가율은 -4.9%로 확대됐다.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 가입한 슬로바키아도 경제성장률이 1분기 -5.6%에서 2분기 -5.3%로 침체 폭이 조금 줄어드는데 그쳤다.

다만, 체코와 슬로바키아 경제는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0.3%, 2.2% 성장해 경기회복 기대감을 낳고 있다.

이처럼 폴란드 경제가 이웃 동유럽 국가보다 나은 실적을 내고 있는 데에는 무엇보다 내수 시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꼽힌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폴란드는 40%인데 비해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은 60~70%로 높다.

동유럽의 주 수출시장인 서유럽의 수요 둔화에 따른 타격이 폴란드에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다만, 세수감소 탓에 확대되고 있는 재정적자는 폴란드 경제를 위협할 잠재적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가 GDP 대비 4.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EU 집행위원회는 이 비율이 6.6%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 역시 재정적자와 싸우는 헝가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헝가리 일각에선 정부의 강도 높은 긴축재정이 경기침체를 심화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