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환자 6만명 추정

일본에서 신종플루로 3명이 사망하고 환자수가 걷잡을 수 없이 급증하면서 신종플루의 대유행이 현실화됐다.

19일 일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A[H1N1]로 벌써 3명이 숨졌으며, 전국에 걸쳐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프로야구팀인 일본햄에서는 3명의 환자가 발생, 팬들을 대상으로 한 사인회 등을 중단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감염증정보센터는 지난 3∼9일 일본 국내 5천개 지정 의료기관으로부터 보고된 인플루엔자 환자수가 4천630명, 의료기관 1곳 당 평균 0.99명으로 집계돼 대유행(pandemic) 기준인 단위당 1명에 근접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첫 번째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오키나와(沖繩)현의 경우 의료기관 1곳당 환자 수가 지난주의 11.79명에서 급증한 평균 20.36명에 달해 이미 대유행 단계에 들어섰다.

오키나와현 외에도 나라(奈良)현은 1.85명, 오사카(大阪)부는 1.80명, 도쿄(東京)부는 1.68명, 나가사키(長崎)현 은 1.50명, 나가노(長野)현은 1.44명 등으로 1명을 넘어섰다.

국립감염증연구소는 지정 의료기관에서 보고된 인플루엔자 환자 수 통계를 기초로 추산할 때 일본 내 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총 6만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되며, 7월 이후 환자는 대부분이 신종플루 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나고야(名古屋)에서 신종플루로 숨진 80대 여성의 경우 직접 사인은 중증 폐렴이지만 다발성 골수증과 심부전 등의 지병이 있었다.

18일 고베에서 숨진 환자도 고혈압과 당뇨병을 갖고 있었고 신부전증으로 인공투석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는 평소 지병으로 인플루엔자 저항력이 떨어진 고령 환자들의 치사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여름철에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것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7년 이후 유례가 없다.

이같은 추세로 환자가 증가할 경우 개학철 등을 맞아 신종플루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후생상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여름에 이처럼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제 1파(波)의 본격적 유행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뚜렷한 유행 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신종플루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신종플루를 억제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의료체제정비와 예방접종 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감염방지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