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러시아의 서캄차카 유전 개발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9일 "러시아 정부가 최근 서캄차 광구에 대한 운영권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에 부여함에 따라 한국석유공사가 곧 가즈프롬과 사업재개를 위한 실무협의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22일 서캄차카 광구에 대한 운영권을 가즈프롬에 줬다. 지경부 관계자는 "로즈네프트가 갖고 있던 운영권이 지난해 7월 취소된 이후 1년여간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었다"며 "하지만 운영권이 가즈프롬에 넘어감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다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덧붙엿다.

이와 관련,이윤호 지경부 장관과 세르게이 슈마트코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갖고 '한-러 에너지협력 액션플랜'에 서명했다. '서캄차카 광구 등 유전 및 가스전 공동 탐사 및 생산'도 양국이 공동으로 추진키로 한 8개 과제에 포함됐다.

석유공사는 새로 운영권을 취득한 가즈프롬과 이달 중 실무협의를 갖는다. 과거 로즈네프트가 보유했던 운영권 범위와 가즈프롬에 새로 부여된 범위가 달라 석유공사는 참여 조건을 새로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캄차카 해상광구는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로즈네프트가 2003년 운영권을 따냈고,이듬해 9월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석유공사와 로즈네프트가 양해각서(MOU)를 맺어 이 사업의 공동 계약자가 됐다. 한국측 지분율은 40%였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시추작업 등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말 로즈네프트가 신청한 계약 연장을 거부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사업 참여도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서캄차카 광구는 오호츠크 해상의 수심 300m 이하의 대륙붕에 위치해 있다. 광구 면적이 6만2680㎢로 남한 면적의 3분의 2나 된다. 이 광구에는 37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러시아측은 추정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