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최악의 상황 지났을 수도"

미국의 7월 실업률이 예상을 깨고 1년3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 반전했으나 백악관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 노동부의 실업률 발표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간단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최악의 상황이 지났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실직사태가 멈출 때까지는 진정한 경기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평하는 한편 건강보험 개혁과 교육.에너지 분야의 개혁작업의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점을 아울러 강조했다.

그는 "매우 깊은 골짜기에서 출발, 이제 가파른 산을 눈 앞에 두고 있다"면서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 각종 개혁작업의 차질없는 추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별도로 기자들과 만나 7월 고용지표가 고무적인 내용이지만 실업률이 올해말 10%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은 "7월 실업률이 9.4%로 하락한 것은 미국 경제가 불황으로 치닫는 벼랑끝에서 빠져나왔음을 보여주는 더욱 확실한 증거"라고 밝혔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올해말께 실업률이 10%를 넘어 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의 발언 후 몇시간만에 로즈가든에 나타난 오바마 대통령은 실업률이 연내 10%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변인과 비슷한 기조로 신중론을 폈다.

백악관의 이런 입장은 7월 한달의 실업률 통계를 두고 섣불리 낙관론을 폈다가 8월 이후 지표가 나빠질 경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점을 의식, 경기진단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팀은 올해초 경기부양책을 준비하면서 실업률이 올해 8% 혹은 그 아래서 머물 것으로 전망했지만 불과 몇달만에 실업률이 9% 중반까지 치솟았으며, 이로 인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운용 방식에 대한 여론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