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현행 1% 유지..트리셰 "금리수준 적정"
영국 '양적완화'정책 확대..금리는 0.5% 동결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3개월째 동결했다.

ECB는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로이터 통신과 다우존스 뉴스와이어스 조사에서 전문가 75명, 46명 전원이 동결을 예측했다.

중앙은행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현행 0.25%, 1.75%를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창설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1%로 조정하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모두 7차례에 걸쳐 3.25%포인트나 내렸다.

ECB는 지난달부터 내년 6월까지 신용등급 BBB 이상의 유로화 표시 `선순위 보증부 채권(커버드 본드)' 600억 유로 어치를 사들이는 소위 '양적 완화' 정책도 진행중이다.

ECB는 이번주 초 지금까지 49억 유로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경제상황, 그리고 금리인하와 '양적 완화 정책'의 효과를 점검한 뒤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디플레이션의 우려도 남아 있어 ECB가 당분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유로존의 실업률이 지난 5월 9.3%에서 6월에 9.4%로 상승해 1999년 6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7월 유로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도 약세를 보이겠지만 그 속도는 둔화할 것이고 물가하락도 일시적인 것으로 중기적으로 안정세가 지속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현재 금리 수준은 적정하다"고 밝혔다.

'적정하다'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ECB가 단기적으로 금리 수준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예고로 간주된다.

트리셰 총재는 또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안정 국면을 거쳐 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등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대다수 전문가는 은행간 대출이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면서 ECB가 나중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과 보조를 맞춰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잉글랜드 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측처럼 현행 0.5%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양적 완화' 정책은 오히려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은행은 성명을 통해 금융부문 유동성 공급을 위해 "자산매입 계획을 지속하는 한편 500억 파운드를 추가 투입해 그 규모를 1천250억 파운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체코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1.25%로 조정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