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글로벌 진단시약업체 '인버니스 메디컬 이노베이션 SK(Inverness Medical Innovations SK)'(이하 인버니스)가 한국의 동종업체인 에스디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나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공개매수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어 성공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버니스는 에스디 주식 323만6000주(지분 40%)를 오는 24일까지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인버니스의 의도는 에스디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은 에스디 부사장은 "2006년부터 인버니스로부터 합병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며 "지난 5월에도 관련 협의가 진행됐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우리가 합병에 동의하지 않자 인버니스는 지난달 29일 공개매수에 들어가겠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버니스의 에스디 M&A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공개매수가가 너무 낮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다.

이날 에스디 종가는 2만9650원으로 인버니스가 제시한 1주당 공개매수가격 3만원과 차이가 없어 공개매수에 참여할 메리트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에스디 지분 8.21%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인 한국밸류자산운용도 이 가격에는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지금의 공개매수가로는 지분을 넘기지 않을 생각"이라며 "공개매수가가 더 높아지면 고려해 볼 수도 있지만, 일부분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에스디의 지분은 조영식 대표이사와 특별관계자들이 31.88%를 갖고 있고, 한국밸류자산운용이 8.21%, 세이에셋자산운용이 6.32% 등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시장에서 40%에 달하는 물량을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버니스의 이번 에스디 공개매수 시도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조영식 대표이사 측과 한국밸류자산운용 등을 제외한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약 51% 정도인데 M&A 이슈가 있는 이상 소액주주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에스디와의 지분 인수 협상이 결렬된 이상 재협상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에스디는 진단원료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인버니스보다 낮은 가격을 불러왔고 이로 인해 진단시약 공개입찰에서 여러번 부딪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버니스는 1992년 설립돼 미국 매사추세츠 월덤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다. 영국·중국·일본·미국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17억 달러 규모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에스디는 적대적 M&A 시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3850원(14.92%) 오른 2만9650원에 상한가로 마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한민수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