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간 '사자'행진을 계속했던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늦추는 모습이다. 이 여파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미국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5일 오전 10시 57분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5억원 매도 우위다. 코스피 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현재 1565.58로 0.79포인트, 0.05%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의 매매 행태가 속도 조절일 뿐,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많이 사들인데 따른 템포 조절일 뿐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5일 원·달러 환율 하락이 주춤한데 따른 영향과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 결과를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도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2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오는 6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7일에는 7월 실업률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후행지표인 고용관련 지표는 앞으로도 1년간 나아질 가능성은 적다"며 "시장에서는 고용지표의 악화가 예상보다 둔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부합할 경우 외국인의 매수기조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는 알수 없지만,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식을 추세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 보유비중이 작은데다, 한국이 경기회복이나 기업이익 측면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는 점을 외국인의 추가매수를 점치는 근거로 들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외국인이 시장의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외국인이 주로 매수한 업종은 금융, IT 등으로, 경기에 베팅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며 "현물 시장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매수는 중장기를 내다보고 들어오고 있는 자금"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엇갈린 매매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시장의 조정을 대비한 움직임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선행 지수 격인 중국 증시가 지난 주 크게 조정을 받은 이후 외국인이 국내 선물시장에서 매도를 늘리고, 풋옵션 매수-콜옵션 매도에 나섰다"며 "국내 증시의 급등에 따른 헤지 물량과 중국 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단기적으로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