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한 것과 관련,백악관이 즉각 이를 부인함에 따라 메시지의 유무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왔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밝혔다.

이와 관련,한 외교 소식통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오바마 행정부를 대표해 대통령이나 국무부 장관의 특사 자격으로 간 것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들은 "북한이 상징성이 큰 클린턴 전 대통령을 활용해 현재 제재국면에 몰려 있는 북한의 입지를 확대하고 미국과 북핵 문제를 비롯한 제반 현안을 놓고 양자협상을 벌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백악관의 공식 부인은 외교협상용 발언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