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그린빌딩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초기단계다. 포스코 르노삼성등에서 그린빌딩을 짓고 있지만 일반화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제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정부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형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규제하는 에너지사용량 목표관리제를 당장 내년부터 도입키로 했기 때문이다. 그린빌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경기도 부천 오정산업단지에 있는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업체 화우테크놀로지 본사에 들어서면 두 개의 모니터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본사 건물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층별로 실시간으로 나타내고,또 다른 모니터는 전력 사용량을 수시로 보여준다.

화우테크가 지난 4월 준공한 친환경 신사옥은 세계 최초로 건물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장빌딩 전체에 7666개의 LED 조명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47%의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게 회사 측 기대다. 회사 관계자는 "유엔의 CDM사업 인증을 받으면 온실가스를 줄여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내다팔아 신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3월 서울 역삼동에 그린 빌딩 '포스타워(POS Tower)'를 준공했다. 377억원을 투자한 이 건물에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콘과 포스에이씨가 입주했다. 건물 정면과 좌측면을 LED조명으로 둘렀다. 내부 사무실도 형광등 대신 LED조명을 적용했다. 건물의 우측면과 뒷면 등 바깥벽(면적 735㎡)에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설치됐다. 이 발전설비를 통해 연간 4만2500㎾ 규모의 전력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옥상에는 꽃과 식물을 심은 '그린 루프 가든'을 만들어 도심 내 열섬 효과를 최소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타워의 환경친화형 시스템을 통해 30년생 잣나무 5만8000그루의 숲을 조성한 것과 맞먹는 연간 160t가량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경남 함안부품센터 지붕에 1㎿급 태양광 발전 설비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