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독일 보쉬의 합작법인인 SB리모티브가 BMW에 전기자동차(HEV)용 전지를 2020년까지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급성장하는 세계 자동차 전지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BMW는 3일 "독일의 선진 자동차 기술과 한국의 배터리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SB리모티브를 미래형 전기자동차용 전지 공급업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SB리모티브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BMW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전지를 독점 공급하게 됐다. 공급 금액은 전기자동차 시장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소 연간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BMW는 2010년대 초 전기차 등 무공해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엔진 없이 충전만으로 달리는 자동차 개발을 위한 전지공급업체를 물색해 왔다.

SB리모티브는 삼성SDI가 연구개발,보쉬가 생산을 맡기로 하고 양사가 50 대 50으로 합작한 회사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으로 BMW에 단순히 전지 완제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차량 설계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게 돼 자동차 분야의 기술 노하우까지 축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BMW에 전지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지난달 자동차전지용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코바시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