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장마가 29년 만에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남부지방은 지난 6월21일 형성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약한 비가 내려 장마 기간은 무려 44일째를 기록했다. 4일에도 남부지방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커 장마 기간은 최소 45일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1980년(6월16일~7월30일) 남부지방에 45일간 비가 내린 이래 최장 기록이다. 5일에도 남부지방에 비가 내릴 경우 올 장마기간은 46일을 기록,1974년의 46일(6월16일~7월31일)과 같은 '최장 장마'가 된다.

장마는 예년의 경우 6월 하순부터 시작돼 한 달여간 지속되다 7월 중 · 하순이면 끝나곤 했지만,올해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활동이 강해 예년보다 열흘 이상 길어질 것이란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주변의 기단(큰 공기덩어리) 배치가 예년과 판이하게 다르다"며 "예년의 경우 이 시기에 이르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뒤덮어 무더위가 이어졌는데 올해는 오호츠크해 고기압 세력에 밀려 올라오지 못하면서 장마전선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6월28일부터 시작된 중부지방 장마에 대해서도 "아직 장마전선이 남해상에서 활동 중이며 남해상에서 소멸된다 하더라도 일시 소멸 후 다시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중부지방 역시 장마가 끝났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ah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