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들의 글로벌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은 2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 늘어났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LG 계열사들의 2분기 이후 실적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 관계자는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던 프로젝트들이 올해 상반기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올해 초 세운 연 매출 목표 116조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명문종가(名門宗家)로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을 상반기 최대 성과로 꼽고 있다. 이 회사의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2260만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22.6% 늘어났다.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8%에서 9.9%로 높아져 소니에릭슨,모토로라 등을 제치고 글로벌 빅3로 발돋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할 때 '선방'을 넘어서 '깜짝 실적'을 올린 셈"이라며 "특히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보다 1.5%포인트 높아진 6.7%에 달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휴대폰 1억대 판매와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최근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터치폰 부문의 실적이 하루가 다르게 개선되면서 당초 목표를 보다 높게 수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2007년 3월 '프라다폰' 출시를 시작으로 26개월 만에 2000만대에 달하는 풀터치폰을 판매했다.

LG전자가 출시한 풀터치폰은 모두 17종류다. 총 700만대가 팔린 500만화소 카메라폰 '뷰티'가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해 10월 말 출시한 '쿠키폰'도 3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소니를 제친 LG TV의 힘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전 세계 TV 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누르고 매출 면에서 세계 2위에 올라섰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기준 점유율은 13.3%로 13.1%의 소니를 근소하게 앞섰다.

LG전자의 약진은 시장 규모가 가장 큰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에서의 선전 덕이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 기준 LCD TV 점유율은 11.5%로 16.7%를 달리고 있는 소니에 5.2%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분기 9.4%포인트와 비교하면 격차를 절반으로 줄인 셈이다.

부품 업체 중에는 LG디스플레이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 회사는 전체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25.5%(면적 기준)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가로 220㎝,세로 250㎝ 규격의 대형 기판으로 TV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8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지배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 7배 끌어올린 석유화학

LG 계열사 중 가장 극적인 실적 향상을 보인 계열사는 LG화학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보다 730%나 늘어났다. 작년 4분기 84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석유화학 사업이 1분기 들어 3737억원의 흑자라는 '대박'을 터트린 것이 흑자전환의 원동력이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제품 값이 급락해 지난해 말까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다행히 올 들어 주력 시장인 중국의 화학제품 경기가 회복돼 예년 수준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가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에너지 절감 활동과 해외 신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중한 것도 실적 호조의 배경 중 하나가 됐다는 분석이다.

LG 통신사업의 재발견

통신분야에서는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 'myLG070'과 IPTV서비스 'myLGtv'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출시 2주년을 앞두고 있는 인터넷전화 myLG070은 최근 가입자 16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40%에 달한다.

myLG070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한층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KB국민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인터넷전화로 듣고 보는 폰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myLGtv도 순항 중이다. 아파트와 일반 주택 등 주거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엑스피드 가입자가 myLGtv 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도록 서비스망을 개선하면서 고객 숫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