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48)가 6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업계 1위다운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조 대표는 이날 펀드시장과 운용업계 판도를 묻는 질문에 미리 작심한 듯 미래에셋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현재 펀드시장에서 미래에셋의 점유율은 지나치게 높다"며 "작년과 올해 운용 성적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의 지위가 더 내려가야 정상적"이라고 말을 시작했다.

조 대표는 이어 미래에셋이 1등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근거로 비슷비슷한 주식형펀드가 너무 많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미래에셋이 많이 판 주식형펀드는 디스커버리,인디펜던스,솔로몬,3억만들기,드림타겟 등 수많은 시리즈 펀드"라며 "이들 펀드는 투자대상이나 목적이 모두 같으면서 수익률은 달라 투자자들이 펀드 간 차이점을 설명해 달라고 하면 설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 간다"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과도한 마케팅에 대한 욕심과 펀드가 많을수록 1등 펀드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자답했다.

조 대표의 이 같은 이례적인 언급은 KB금융그룹이 지주사 출범 이후 계열 금융사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과 관련해 KB자산운용이 미래에셋부터 먼저 잡아야 한다는 점을 크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해외시장 개척에 정신이 없는데 아직 국내 상황만을 보는 시각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