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채권 장외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채권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6일 발표한 '2009년 상반기 채권시장 동향 분석'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지표금리는 지난해말 대비 상승세를 보였으나 통화당국의 풍부한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올 상반기 채권 장외거래량은 작년 하반기 대비 35% 증가한 195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량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05년의 12조3000억원을 넘어선 15조7000억원에 달해 연간 기준 올해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채권시장을 견인한 국채의 장외 거래량은 1006조3000억원으로 전체 장외 채권거래의 51.5%를 차지하면서 점유율이 4.8%포인트 상승했다.

추경 편성에 따른 국고채 발행물량 증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발행물량 증가 대응방안과 장기 투자기관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등에 영향을 받아 41조8000억원어치의 국고채가 시장에서 무리 없이 소화됐다.

경기회복 가시화와 이에 따른 통화 정책기조 변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지난 5월 이후 형성된 박스권 장세는 금리를 소폭 상승시켰지만, 단기 딜링수요를 창출하면서 활발한 유통을 촉진한 긍정적면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발행 규모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올 상반기 채권발행은 국채, 통안증권, 회사채 등의 발행 증가로 인해 작년 하반기보다 76.7% 늘어난 381조원에 이르렀다.

추경편성으로 전기 대비 18조1000억원(증가율 64.4%) 늘어난 46조2000억원이 발행된 국채와 114조9000억원(172.3%) 증가한 181조6000억원 어치가 발행된 통안증권이 발행시장을 주도했다.

회사채는 우량채를 중심으로 상반기 37조2000억원이 발행되면서 98.9% 증가했다. 기업들의 선제적인 자금조달 수요와 고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수요와 공급이 동반상승한 게 회사채 급증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같은 주식연계채권도 올 상반기 각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주식연계채권은 2조2800억원치가 발행됐다. 이는 월 평균 발행 기준으로 올해 2월 이후 공모금액만 감안하면 작년 9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전인 작년 상반기보다 4.6배나 급증한 것이다.

상반기 주식연계채권의 80%는 BW 형태로 발행됐다. 지난해 39.7%에 불과했던 투자적격등급(BBB-) 비중이 62.6% 늘었고, 직접공모나 소액공모 등으로 신용등급을 받지 않는 채권은 지난해 49.9%에서 올 상반기 25.5% 감소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채권부 팀장은 채권시장 활성화와 관련, "올 상반기 국고채 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국채를 중심으로 유동성이 대폭 개선된 점은 위기 뒤에 찾아온 긍정적인 산물"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