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牛脂)' 라면에 이어 '팜유'로 튀긴 라면도 시장에 남기 힘들 전망이다. 정부의 '비만 식품' 판매 제한 정책 때문이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등 라면 업체들이 내년부터 라면 제조용 기름을 팜유에서 다른 식물성 유지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팜유(Palm Oil)는 기름야자 열매에서 뽑아낸 식물성 기름으로 라면과 스낵류, 감자 등을 튀기는 데 많이 사용된다.

농심은 내년부터 팜유가 아닌 해바라기씨유 등 다른 식물성 유지로 튀긴 라면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지 교체 계획이 확정된다면 지난 1979년 이후 모든 라면에 팜유를 사용한지 30년만에 유지를 바꾸는 것이다. 다른 라면 업체들도 농심의 결정을 주시하면서 유지를 점진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면 업계가 이처럼 유지 교체를 검토하는 이유는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고열량 저영양 식품은 학교에서 퇴출되는 등 판매 제한 조치가 취해진다. 최근 식약청이 시중 유통되는 어린이 기호식품 2165건을 대상으로 영양 분석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컵라면 10개 중 9개가 '비만 식품'으로 분류됐다.

현재 라면 1개에 함유된 포화지방의 양은 식약청 기준인 4g을 넘는다. 라면의 포화지방은 대부분 면을 튀기는 데 사용하는 팜유에서 나온 것이다.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식품업계는 팜유 대신 다른 식물성 유지로 교체를 검토해 왔다. 팜유가 포화지방 함량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맛의 변화 때문에 대체할 기름의 종류를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기름의 종류가 바뀌어도 갑작스런 맛의 변화를 우려해 신제품부터 순차적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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