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에릭슨이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처음 출시한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1)'가 잦은 기기 결함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80만원대의 고가인 '엑스페리아'는 국내 출시 당시 아태지역 총괄 히로카주 이시주카 부회장이 "혁신적 제품", "수준 높은 한국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각종 잔고장으로 인해 석달여간 1만8천대 판매라는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의 엑스페리아 사용자들이 잦은 기기 결함으로 2-3차례 제품교환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엑스페리아 이용자들은 각종 온라인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슬라이드 방식의 쿼티(QWERTY) 키보드를 열고 닫을 때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오류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카페 스마트폰 이용자 모임(smartphonekorea.com)에는 필명 '고○○'인 한 누리꾼은 쿼티 키보드의 기계적 오류로 제품교환을 두 번이나 했다고 말했다.

다음 카페 '엑스페리아 사용자 모임'(cafe.daum.net/xperia)에도 누리꾼 '은○○'는 제품교환을 세 차례나 했는데 5일 만에 키보드를 닫을 때 전원 자동 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기계적 오류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 게시글에는 같은 증상을 겪었다는 이용자 10여 명이 댓글을 달며 불만을 호소했다.

기존에도 슬라이드형에 단말기 전원 꺼짐 현상이 간혹 발견됐었지만, 엑스페리아와 같은 고가 단말기에 기기 불량률이 높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문자메시지를 쓸 때 멈춤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주요 오류로 지적됐다.

누리꾼 'W○○'는 "문자를 쓰다 보면 화면이 몇 초 멈췄다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도 '10번 쓰면 8번은 멈춤 현상이 발생한다'고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밖에도 마우스 '광조이스틱'의 작동 오류, 사용 중 자동 잠금 전환, 기기 이격 문제, 도금 등도 여러 차례 제기돼 온 문제점이다.

스마트폰 마이미츠닷넷(www.mymitz.net)에서도 네티즌 '배○○'는 저절로 재부팅하는 현상 때문에 제품을 새 것으로 교환했는데 케이스 모서리 도금이 벗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니에릭슨은 지난 3월 엑스페리아를 국내에 내놓으면서 쿼티 한국어 자판에 세미콜론을 중복표기하는 황당한 해프닝을 연출한 데 이어 수신율이 낮은 지역에서 통화가 사전에 차단되는 문제점이 지적되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기도 했다.

회사는 슬로건으로 '마치 전혀 다른 9개의 폰을 가진 것처럼'을 내걸고 TV, 인터넷, 버스 등을 통해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구매자들은 일부 기능에서 실제 제품과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꽃보다 남자'로 유명해진 배우 이민정을 모델로 내세웠지만, 제품 결함이 소문나면서 실제 판매량은 1만8천여대에 그치고 있다
소니에릭슨코리아 관계자는 "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구매 14일 안에는 제품을 교환하고 이후에는 전국 69곳의 AS센터를 통해 수리를 해주고 있다"며 "또 여러가지 SW 애플리케이션 오류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키패드 자동 꺼짐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면서 "문자쓰기 일시 멈춤 현상의 경우 엑스페리아가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가동할 때 문자 속도 등이 일반 폰보다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