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 대사들이 23일 한자리에 모였다.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서울 강서갑) 초청 북핵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한 것이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청융화(程永華) 주한 중국대사,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주한 일본대사，글레브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구체적인 대북 제재를 놓고는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대사는 "미국은 엄격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실행할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 행위를 고집하고 잘못을 고치지 않으면 우리는 미국민을 보호하고 동맹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게이에 도시노리 일본대사는 "북한이 일본 상공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많은 불안을 느꼈다. 이런 것을 입다물고 볼 국민은 없다"며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 대사는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화를 통한 북핵해결의 의지를 보였다.

중국과 러시아 대사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다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청융화 중국대사는 "국제사회가 단호한 입장은 보여줬으나 제재가 안보리의 목적은 아니다"며 "21세기에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반도의 핵문제는 정치 ·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레브 이바셴초프 러시아대사는 "북핵실험 장소가 러시아 국경에서 180㎞도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직간접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북한을)고립시키는 행위는 비생산적인 만큼 관련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대화를 강조했다.

한편 4강 대사는 6자회담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는 견해를 같이하면서도 우리 정부가 제시한 5자회담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장성호/김유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