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내세우며 지수연동예금(ELD)을 앞다퉈 파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 ELD 상품 10개 중 4개는 수익률이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연동예금은 종합주가지수나 특정 주식의 주가 혹은 금리, 환율 등에 연동하는 투자상품으로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지수가 일정 구간 내에서 움직이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이 지난해 판매한 ELD 가운데 이달 15일까지 만기가 된 43개 상품을 분석한 결과 수익률이 0%인 상품은 18개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의 경우 만기도래한 상품 9개 중 4개, 우리은행은 11개 중 4개, 신한은행은 12개 중 6개, 하나은행은 11개 중 4개 상품이 수익률 `제로'였다.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된 ELD는 대부분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에 판매된 것들로, 당시 정기예금 금리인 연 5%대보다 못한 수익률을 낸 ELD도 수두룩했다.

이에 따라 0~5% 미만의 수익률을 거둔 상품은 총 27개로, 전체 6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국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ELD는 대부분 만기 때의 지수가 가입 때 기준지수보다 낮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반면 주가가 일정 범위에서 하락하면 높은 수익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ELD 상품은 비교적 높은 수익을 냈다.

신한은행의 `PGA 8-2 하락형' 등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하락형 상품 5개의 수익률은 8~10%였다.

또 주가가 낮을 때인 지난해 10~11월에 판매된 하나은행의 원터치형 2호 및 3호, 적극형 24호와 25호, 26호, 27호 등 6개 상품은 올해 상반기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수익률이 확정되는 '녹아웃(knock-out)' 규정에 따라 만기일 이전에 7~10%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최근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에 불과하고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수익률을 강화한 ELD를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하이믹스 복합예금 23호'를 1천억 원 한도에서 판매한다.

가입금액은 100만 원 이상, 저축 기간은 1년이다.

안정형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의 만기지수(2010년 6월 29일 종가)가 기준지수(2009년 7월1일 종가)보다 같거나 상승하면 연 5.0%의 수익을, 만기지수가 기준지수보다 낮으면 0.5%의 최저 수익을 안겨준다.

고수익형은 기준지수보다 130%를 초과해 상승한 적이 없으면 최고 연 18%의 수익을 제공하며 단 한 번이라도 이 범위를 초과하면 연 3.2%로 수익률이 확정된다.

하나은행도 코스피200 지수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주가지수 연계예금 4종을 판매하고 있다.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4종 중에서 '안정형 40호'는 최종 결정지수가 기준가 대비 20% 이상 오르면 최고 연 5.2%의 수익이 확정되는 상품이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유진용 과장은 "주가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판단된다면 ELD보다는 주가연계증권(ELS)나 주가연계펀드(ELF)가 더 나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하지만 주가가 단기간 급등해서 불안하거나 원금 손실을 우려하는 보수적 성향의 고객이라면 ELD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