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연이은 폭발에도 뻔뻔한 침묵

국내에서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 배터리가 폭발하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6개월 만에 되풀이됐다.

애플코리아는 그러나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폭발사고에도 또다시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국내 이용자들의 안전뿐 아니라 향후 되풀이될 수 있는 사고예방에도 철저히 무신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팟 나노 이용자 H씨는 전날 실내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던 중 바로 옆 PC 본체에서 폭발음이 나며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급히 자리를 피해 본체 쪽을 살펴보는데 본체 위에 두고 충전 중이던 아이팟 나노가 공중으로 튀어오르더니 다시 한번 폭발음이 나고는 본체와 금속외판이 분리됐다.

바닥으로 떨어진 본체는 한동안 불똥이 붙어 계속 타올랐다.

H씨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국내 아이팟 이용자 커뮤니티 '위드아이팟' 자유게시판에 사진과 함께 게시했다.

사진 속 H씨의 아이팟 나노는 배터리 부분이 심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고 실내의 바닥과 커튼은 검게 그을렸다.

H씨는 게시글에서 "만약 폭발이 바지 안에서 일어났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지 아찔하기 짝이 없다"며 "직접 폭발을 지켜본 결과 이 정도라면 상당히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을 정도의 위력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국내 아이팟 배터리 폭발사고는 지난해 12월 아이팟 나노가 배터리 폭발 사고를 일으켜 언론에 알려진 뒤로 이번이 두번째다.

또 지난 4월에는 2세대 아이팟 터치가 충전 중 배터리가 부풀어오르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애플코리아는 "해당 제품은 1세대 나노모델로 출시된 지 5년이 지난 제품"이라며 "소형 전자제품의 평균 배터리 수명은 3-4년인 것등을 감안할 때 폭발의 원인으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뭐라고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 차례의 폭발사고 원인을 공개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이팟 배터리 폭발사고에 대한 본사 입장은 기본적으로 '노코멘트'라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코리아는 홈페이지에서 오래된 배터리의 교체 필요성과 관리에 대한 지침을 안내하고 있으나 특정 기간 이상된 제품의 폭발 위험성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주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