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인상 첫날 곳곳서 승객-기사 언쟁

사건팀 = "손님, 여기 미터기에 1천900원 찍혀 있죠? 내리실 때 500원 더 내셔야 합니다."

1일 오전 6시40분 서울 노량진에서 승객을 태운 택시기사 김모(51)씨는 손님이 좌석에 앉자마자 미터기를 확인시키며 변경된 요금표를 내밀었다.

목적지에 도착해 요금을 받을 때 승객이 미터기 요금이 2천400원에서 시작했다고 주장하거나 요금이 오른 것을 몰랐다고 우길 때를 대비한 것이다.

김씨는 "오늘 새벽 손님들과 요금 때문에 여러 번 승강이가 있었다.

택시요금이 오른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 시점이 오늘인 것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내 택시 기본요금이 1천900원에서 2천400원으로 오른 첫날인 1일 기본요금 인상 소식을 미처 모르고 택시를 탄 손님과 택시 기사 사이에 크고 작은 언쟁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서울시는 4월10일 택시요금 인상을 예고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홍보해 왔지만 이를 모르고 있다 택시에서 내릴 때가 돼서야 500원을 더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회사원 임모(28)씨는 "처음 택시에 탔을 때는 아무 말 않던 기사가 요금을 받으면서 미터기에 찍힌 금액보다 500원을 더 내라고 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분이 나빴지만 바쁜 아침 시간이라 그렇게 많이 따지지는 못했다.

단지 500원이 올랐다는 것보다 사전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모(27.여)씨는 "아침에 택시 요금이 평소보다 좀 많이 나왔다 싶어 택시기사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오늘부터 요금이 올랐다고 했다"며 "시민들에게 일정 기간을 두고 넉넉히 홍보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불만을 피력했다.

회사원 윤모(36)씨는 출근길 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려다 난감해하는 기사와 언쟁을 벌여야 했다.

봉천동에서 서울역까지 6천900원이 나왔는데 기사가 카드로는 추가 요금 500원을 받을 수 없어 카드 결제가 어렵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마침 수중에 현금이 한 푼도 없던 윤씨는 할 수 없이 500원 때문에 인근 편의점까지 가서 돈을 뽑아야 했다.

윤씨는 "기본요금을 500원이나 올려놨으면 승객이 카드 결제 때 불편하지 않도록 조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목청을 높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4월 이후 방송매체를 통한 광고나 택시 안에 비치한 안내문을 통해 홍보했고, 특히 브랜드택시, 콜센터 고객들에게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따로 보내 요금 인상 내용을 알렸다"며 "요금 변경 초기인 만큼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더 강화하고 미터기 교체도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