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싱글족과 고령 인구가 늘면서 소형 아파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도심 내 소형 아파트는 공급이 미미한 데다 원룸,오피스텔보다 살기가 편해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잠실에서는 42㎡(12평형,전용면적)짜리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4억원까지 올라 웬만한 중형 아파트 가격만큼 상승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05년 분양 당시 1억7500만원 선이던 '잠실 리센츠'(2단지 재건축) 42㎡가 지난주 4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대비 두 배 넘게 오른 셈이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찍었던 지난해 말 최저가(2억7000만~2억8000만원)와 비교해도 1억원 이상 상승했다. 전셋값 역시 2억원으로 분양가를 뛰어넘었다. 잠실의 노승준 금성공인중개사는 "1년씩이나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42㎡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볼 때 소형 아파트에 대한 탄탄한 수요가 입증된 셈"이라고 풀이했다.

서울 서초구에서도 연초 대비 집값 상승률이 66㎡(20평형) 미만의 경우 8.8%로 90~100㎡(2.7% 상승)보다 3배나 높았다. 경기도 용인 역시 소형 주택 상승률이 11.8%로 중대형 변동률(-0.5~1%)을 훨씬 초과했다. 양천구 목동에서도 일부 단지의 소형 주택 상승률이 중대형 주택을 앞지르고 있다. 미분양이 쌓여 있는 대구에서는 지난달 서구 '평리 롯데캐슬'(1281가구) 청약 결과 7개 평형 중 가장 작은 83㎡(25평형)만 유일하게 마감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싱글족 등 1~2인 가구는 급격히 늘고 있는 반면 소형 주택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1~2인가구(669만가구)가 10년 전보다 74%나 늘었지만 같은 기간 66㎡ 미만 소형 주택 비중(40%)은 되레 2%포인트 줄었다.

앞으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2030년께는 독신인구가 국민 4명 중 한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형 아파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