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가구 모집에 4명 접수'

일반청약에 앞서 지난 18일 진행된 인천 신현 e-편한세상 · 하늘채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전용 59㎡ · 25평형) 청약 결과다. 대림산업 분양팀 관계자는 "일반청약에선 전용 59㎡형이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 결과는 너무 저조해 대조적 이었다"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실시된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가 신규분양시장에서 거의 '왕따'당하고 있다. 정부가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12개월 이상에서 6개월 이상으로 줄이는 등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자격을 올해부터 대폭 완화했지만 신현 e-편한세상 · 하늘채에 이르기까지 주요 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은 줄줄이 미달사태를 빚고 있다.

지난 3월 분양한 서울 용산구 효창동 효창파크푸르지오에선 총 37가구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에 15명만 접수했다. 경기 파주시 교하읍 파주교하수자인 아파트도 지난 4월 분양에서 총 21가구의 신혼부부 주택 가운데 13채가 미달됐다. 최근 분양한 서울 중구 신당동 래미안신당2차에선 53가구의 신혼부부 물량 중 2가구가 미달됐다.

이들 단지 중 파주교하를 제외한 2곳은 일반분양 1순위에서 마감된 인기물량이다.

국토해양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경쟁률이 작년 하반기 평균 0.41 대 1에서 지난 2월엔 1.12 대 1로 높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3월 이후 분양된 주요 단지의 특별공급 청약결과를 보면 정반대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신혼부부에겐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와 △향후 유망 물량에 대한 대기수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먼저 신혼부부용 주택인 전용 60㎡형 이하도 분양가격이 4억원대를 호가한다. 효창파크푸르지오 77㎡(공급면적,25평)형 분양가는 4억1900만~4억2800만원(이하 기준층) 수준이었다. 가장 싼 1층도 3억8300만원이나 했다. 작년 11월 분양한 용산 신계 e-편한세상은 81㎡(공급면적,25평)형이 5억5100만원이나 됐다. 그나마 가격을 많이 내렸다는 래미안신당2차도 전용 59㎡형이 3억6000만~3억7500만원에 공급됐다.

여기에 비하면 신현 e-편한세상 · 하늘채의 전용 59㎡형 분양가는 2억5000만원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청라지구 등 인천지역 유망물량에서 조금은 비켜나 있는 단지여서 신혼부부들이 청약통장을 아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광교,위례,김포한강신도시와 서울 상계 장암지구,경기 관양지구 등 올해 주공의 유망 공급물량,하반기에 선보일 보금자리주택에 청약통장을 쓰려고 신혼부부들이 특별공급 청약을 자제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투자가치가 높아 보이는 유망 단지가 싼 분양가에 나오면 신혼부부들도 관심을 갖는다. 최근 경기 의왕시 내손동 래미안에버하임 분양에선 14가구 특별공급에 30명이 청약을 접수해 인기를 끌었다. 이 아파트 전용 59㎡형 분양가는 2억9800만~3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급될 유망 물량에 신혼부부들이 큰 관심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대만큼 특별공급 청약이 인기를 끌지 못한다면 공급면적을 더 줄인다거나 장기 모기지 대출 같은 금융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작년 7월 선보인 신혼부부용 주택은 전용 60㎡(25평)형 이하 신규 분양 물량 가운데 최대 30%를 우선적으로 신혼부부에게 배정토록 하는 제도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