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이명박 정부를 둘러싼 좌우대립의 장기말(pawn)”이었다고 밝혔다.

NYT는 16일(현지시간) ‘온라인 금융예언자 현실의 환멸’이란 기사에서 미네르바 박대성씨 사건에 대해 “정치적 대립이 심한 사회에서 준비가 안된 블로거가 현실에 나올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박씨가 ‘종교에 가까운 숭배’를 받은 원인으로 권위와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사회의 현실과 완전히 독립적인 온라인 토론 문화를 꼽았다.하지만 그가 권위있는 업계 전문가가 아니라 전문대를 졸업한 백수라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그의 학력이 이슈가 되었다고 덧붙였다.NYT는 진짜 미네르바는 따로 있고 그는 정부가 만들어낸 가짜라고 믿는 일부 진보세력이 박씨를 가장 심하게 비난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인터뷰에서 “나에게 남은 것은 비난 뿐”이라고 말했다.허위사실을 유포해 국민들을 속였다고 비난하는 보수진영과 대변인 역할을 거부하자 관심을 끓어버린 진보세력 사이에 끼어 장기판의 졸로 전락했단 얘기다.

한편 박씨는 “(한국사회에 대해) 환멸이 들고 넌더리가 난다”면서 “여기서 더 이상 살 수 없다.외국으로 이민가고 싶다.다시는 한국에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