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와 동시에 ‘리틀 전지현’으로 주목받은 배우 장희진. 그녀가 어느 덧 데뷔 5년 차를 맞았다.

잡지 표지 모델로 데뷔해 각종 CF를 섭렵하고 MBC ‘베스트극장’을 시작으로 영화, 시트콤까지 다양한 필모그라피를 쌓아가고 있는 그녀는 그러나 아직 마음 만큼은 신인이란다.

빼어난 외모와 숨겨진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가 모아지는 ‘매력녀’ 장희진. 그녀와의 즐거운 120분간의 수다는 시작됐다.

★ “연기자의 꿈? 언감생심 상상도 못 했죠”

‘새침녀’ ‘까칠녀’ ‘통통녀’. 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꼿꼿한’ 외모의 배우 장희진. 특히 최근작 ‘영화는 영화다’, ‘기다리다 미쳐’, ‘아파트’, ‘서울무림전’ 등 그간 강한 캐릭터를 선보여온 그녀이기에 이런 수식어는 그녀 주위를 맴돌고 있다.

그러나 ‘새침때기’ 외모와는 달리, 수수한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를 찾은 장희진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수다를 즐기는’ 20대 후반의 모습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새침할 거 같다고들 하더라고요. 그런데 친구들이나 소속사 식구들은 털털하다 못해 뒷수습도 못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잘 알죠. 이렇게 앉아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 답답할 때면 타로점도 보러가고... 그러고 보면 나이를 속일 수는 없나 봐요(웃음).”



그도 그럴 것이 장희진이 데뷔 5년 차라는 점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특히 27살이라는 나이는 그녀의 얼굴을 본 이들이라면 좀처럼 믿기 어려운 것이 사실.

하지만 장희진은 2003년 잡지 ‘쎄씨’ 표지 모델에 앞서 1년 동안 모 잡지 전속 모델로 활동했으며, 이후 각종 CF를 거쳐 MBC ‘베스트극장’, 영화 ‘기다리다 미쳐’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묵은지’ 같은 배우다.

특히 ‘어려보이는 외모’와 관련, 현재 출연중인 MBC ‘태희혜교지현이’의 전진수 감독조차 신인으로 알고 시트콤에 캐스팅했다는 웃지 못할 비화가 있다.

“2004년 MBC ‘논스톱 5’로 첫 연기 신고식을 치렀는데, 그 때 감독님이 ‘태희혜교지현이’의 감독님이셨어요. 그런데 이번에 캐스팅된 후 감독님이 ‘21살인 줄 알고 뽑았는데 나이가 많더라. 신인인데 연기를 잘한다 생각했지’ 라며 저를 못 알아보시는 거예요. 나중에 그때 저라는 것을 아시고 서로 웃었어요.”



이러한 ‘동안’과 관련한 에피소드들에 대해 장희진은 씁쓸함 보다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꼽는다.

“사실 제가 연기자가 될 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어요. 먼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죠. 그냥 모델로 조금 활동하다 말 것이다 생각했는데... 지금 언감생심 생각도 못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해요. 지금도 신인으로 봐주시는 것도 아직은 신선하다는 것 아닐까요?.”

올해 나이 27살, 어찌 보면 늦지도 않은 나이지만 그렇다고 빠르지만도 않다. 하지만 그녀는 지난 5년간의 시간을 되돌리며 ‘연기라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첫 작품이 시트콤이었던 것처럼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를 통해 다시 출발한다는 다짐과 함께.

▶ ① ‘리틀 전지현’ 장희진 “2% 부족한 게 매력이래요”
▶ ② 장희진 “‘국민엄마’ 김혜자의 광팬, 반만이라도 닮았으면”
▶ ③ 장희진 “‘빵녀’ 별명, 글래머였으면 못 얻었을 거래요”
▶ ④ 장희진 “김태희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조화 잘 된 얼굴이 매력”
▶ ⑤ ‘엉뚱녀’ 장희진, ‘취미는 수다 떨기와 타로점보기’



★ ‘제2의 전지현’, 영광인 동시에 부담감은 100배!

장희진은 청순한 외모로 당대 최고의 남성팬을 확보하며 인기스타 반열에 오른 전지현과 닮은 꼴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데뷔와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무한한 영광이자, ‘전지현’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공존해 캐릭터 선정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던 것 또한 사실이다.

“당시 ‘제2의 누구’가 붐이었어요. ‘제2의 전지현’, ‘제2의 장신영’ 그러면서 큰 관심을 받았죠. 너무나 기쁘고 영광이었어요. 하지만 ‘제2의 누구’다 보니 그 분들과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아직 신인이었고 부족한 게 많았거든요. 많은 고민 끝에 머리부터 잘랐어요.”



영화 ‘기다리다 미쳐’에서의 ‘남보람’, ‘영화는 영화다’의 ‘은선’, ‘서울무림전’의 ‘소청비’, 그리고 무엇보다 ‘아파트’에서의 ‘유현’까지. 장희진은 ‘청순녀’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과감하고 파격적인 캐릭터를 일부러 맡는 등 나름대로의 피나는 노력에 돌입했다.

외향적인 부분도 파격적인 헤어스타일, 과감한 메이크업, 캐릭터 변신에 따른 팔색조 매력을 발산하며 서서히 ‘장희진’ 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데뷔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외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또 다른 빛을 발해 앞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의 활약 또한 기대되고 있다.

“사실 제가 김태희씨 처럼 예쁜 것은 아니죠. 크게 자신 있는 부분도 자신 없는 부분도 없고요. 대부분의 의견이 조화가 잘 이뤄졌대요. 너무 예쁜 것도 아닌 2% 부족함이랄까. 그게 저의 매력이래요. 그 매력을 살려 올해부터는 제대로 된 연기를 해보려고요.”



★ “5년 동안 뭐했냐고요?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고 있어요”

장희진은 데뷔 5년 차로 꾸준하게 작품을 해오고 있지만 팬들에게 각인된 작품은 손에 꼽힐 정도다. 화려하게 데뷔했던 것과는 달리, 사실 그동안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랐던 점도 있었다.

하지만 1년 전 새 소속사인 싸이더스HQ를 만난 장희진은 새둥지를 틈과 동시에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시간동안 좋은 작품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헛된 시간은 아니였죠. 다만 데뷔 때 연기자로서 많은 준비를 하고 시작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아요. 하지만 5년 동안 연기에 대한 소중함과 내가 하고픈 일이 뭔지,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많은 것을 깨닫고 되짚어 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장희진은 하고 싶은 역할도, 선호하는 장르도 없다. 그녀에게는 오직 할 수 있다는 자신감뿐이다. 때문에 ‘태희혜교지현이’에서 빵집 알바생 역할이지만 너무나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 박미선, 김희정, 정선경 등 대선배들의 연기와 노하우 등을 배우며 배우로서의 첫 단추를 꾀고 있는 셈이다.

“정말 연기에 대한 욕심과 갈증 밖에 없어요. 어떠한 연기든 내가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할 수 있을 때까지 모두 다 하고 싶어요. 어떻게 생각하면 늦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부터 쉴 새 없이 10년, 20년을 달리면 되죠 뭐.”


★ 내 생애 좌우명 ‘주님의 뜻대로’ ‘초심 잃지 않기!’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연예인들을 보면 부러운 것이 사실일 터. 하지만 장희진은 부러움이 아닌 ‘때’를 기다리며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을 오르고 있다.

특히 독실한 크리스찬인 장희진은 “주님의 뜻대로”, “기죽지 않기”, “초심 잃지 않기”를 외치며 마음을 고쳐먹는다.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저는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배우가 될 거라고. 저 또한 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또한 화려했던 데뷔를 떠올리며 지금의 내가 그 위치에서 내려왔다는 생각도 안 해요.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는 중이죠. 그 시작이 ‘태희혜교지현이’의 알바생이고요. 그래서 그런지 극중 ‘빵녀’ 별명이 너무 사랑스러워요(웃음).”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