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위기로 자산가치가 폭락하면서 거액 자산가들이 상속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례가 종종 목격된다.

최근 70대 중반,30억원대 자산가인 한 고객이 상속문제로 상담을 요청해왔다. 들여다 보니 부동산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요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고는 하지만 일부 재건축 아파트에만 국한되는 현상이라 이 자산가가 갖고 있는 논,밭 등 땅은 팔기가 쉽지 않았다.

이처럼 최근의 금융위기는 우리 모두에게 큰 고통을 줬지만,역설적으로 재무설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도 됐다고 생각한다. 재무설계는 고객이 자산 성장기에 있는지,자산 승계기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자산 성장기에 있을 때는 부동산 투자나 금융자산 투자에 따른 세금문제에 주로 관심을 갖지만,자산 승계기에 있는 경우라면 증여세나 상속세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세무 관점에서 보면 단기간 내에 상속세 절세전략을 세우고 실행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이 같은 과정은 굉장히 복잡한데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적어도 10년 이상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의 예에서처럼 '상속'이라는 문제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해 가는 자산가는 그리 많지 않다.

자산 승계기에서 세금설계는 매우 중요하다. 세금설계는 상속인이 부담하게 될 상속세를 최소화하는 노력과 함께 상속세 납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속세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종국적으로 상속세 납부 문제마저 회피할 수는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나라 부유층의 경우 보유 재산 중 70% 이상이 부동산 등 고정자산으로 거액의 상속세를 고지받을 경우 그만한 현금 등을 보유하고 있을 확률은 낮다. 이에 따라 상속세를 내기 위해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급처분한다든가 물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최근 금융위기는 이러한 금융자산 보유 비율을 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언제 어느 때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떻게 대비하는 게 좋을까.

최근 자산가들은 상속세 납부 유동성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보험을 선택한다. 보험은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자산관리' 측면에서 매우 활용도가 높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을 이용해 후일을 대비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이고도 현명한 절세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