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 여파로 지난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전체 증권회사의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영업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당기순이익 합계가 2조397억원으로 전년 4조4098억원 대비 53.8% 급감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6.7%로, 2007회계연도 17.0%보다 10.3%포인트 하락했다.

조사대상 증권사는 국내사 40개사를 포함해 외국계 국내법인 7개사, 외국사 국내지점 13개사 등 60개사다.

이 같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은 증권시장 침체에 따라 수탁수수료가 2조224억원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간접투자증권 판매 위축으로 수익증권 판매수수료가 3739억원 감소했고, 주가하락에 따른 자기매매수지가 3793억원이나 줄어든 것도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유진투자증권이 1194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0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한화증권과 유화증권, KB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케이아이디비를 제외한 증권사들 전체가 당기순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증권사들이 채권보유를 확대하면서 이자수입에서 지급이자를 뺀 금융수지는 6036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외형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말 현재 전체 증권회사의 자산총액은 14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0조9000억원에 비해 17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현재까지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150% 미만인 적기시정조치 대상 증권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증권회사의 위험감내 능력을 나타내는 잉여자본도 지난해 3월말 대비 3조9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