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소비 경질제품 중 유일 증가..차량 증가탓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석유 소비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용차용 연료인 휘발유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차량 주행이 늘었다는 뚜렷한 지표는 없지만 차량 대수 자체가 경유차량에 비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1억9천902만3천 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 감소했다.

가장 급격하게 소비가 줄어든 제품은 난방용 연료인 등유로, 전기 등으로 난방용 연료가 바뀌면서 1분기 소비량이 913만5천 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1%나 줄었고 산업용 연료이자 대형 차량과 일부 승용차 연료로 쓰이는 경유의 소비도 3천139만 배럴로 7.4% 감소했다.

산업원료인 나프타는 8천138만1천 배럴로 1.6%, 항공유는 599만5천 배럴로 1.5%씩 소비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와 달리 휘발유 소비는 1천517만4천 배럴로 오히려 2.1% 늘어 벙커C유 등 중질제품과 액화석유가스(LPG)를 제외한 경질 석유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소비가 증가한 품목이 됐다.

특히 3월 휘발유 소비량은 626만6천 배럴로 지난해 3월에 비해서는 3.7% 늘었고 올해 2월에 비해서는 10.8%나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휘발유 차량의 빠른 증가세가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휘발유 차량은 832만3천448대로 1년 전인 지난해 3월보다 2.0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차량 증가율과 휘발유 소비 증가율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석유화학 원료와 함께 차량용 LPG에 쓰이는 부탄의 1분기 소비량이 LPG차량의 대수가 지난달 말 233만4천51대로 작년 3월보다 5.1% 가량 늘면서 3.0% 증가한 1천430만5천 배럴을 기록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해 3월말 614만4천276대였던 경유 차량은 올해 3월말 615만54대로 거의 제자리 걸음을 했다.

여기에는 한동안 경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차량의 판매 부진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1분기 석유제품 소비가 경기침체에 심화에 따른 산업활동 부진 영향으로 경유, 등유, 항공유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나프타를 제외한 제품소비는 1억1천764만2천 배럴로 3.6% 줄어 전체 감소폭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