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사상 최초로 전염병 경보 수준을 5단계로 격상하며 SI 대응에 나섰지만 전염병이 창궐하는 '대유행(팬데믹)' 가능성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11억의 인구대국 인도에서도 SI 감염 의심환자가 발견되면서 중국이나 인도처럼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인구대국으로 SI 불길이 번지지 않을까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현재 SI는 미주와 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아프리카 등 6개 대륙 30개국 이상에서 감염자나 의심자가 발견된 상황이다. 사망자는 이미 160명을 넘어섰고 감염의심 환자수는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으로 SI가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어 이제 팬데믹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9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코앞인 메릴랜드주에서도 SI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마틴 오말리 메릴랜드 주지사는 "메릴랜드주에서 SI로 의심되는 환자가 6명이 확인돼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환자 중 3명은 워싱턴과 자동차로 40분 거리인 앤 아룬델 카운티에서,나머지 3명은 워싱턴에서 약 1시간반 떨어진 볼티모어 카운티에서 각각 발생했다.

전날 미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11개주에서 109명의 환자가 확인되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휴교령까지 검토하며 대책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스페인에선 사람 사이에서의 2차 감염이 확인됐다. 유럽에선 스페인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로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등에서도 SI 의심환자가 증가했다.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의심환자가 보고되면서 전 대륙으로 SI가 번졌다.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에서도 첫 감염 의심환자가 나타났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미 텍사스를 출발해 지난 27일 입국한 해외 거주 인도인 남성이 SI 유사 증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인도나 중국처럼 인구가 많으면서 보건 · 위생 상태가 열악한 국가에 전염병이 번질 경우 천문학적인 규모의 희생자가 나오는 대재앙 가능성이 높다. 인도는 감염 의심환자와 동승했던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으며,중국은 1일부터 시작되는 노동절 연휴 때 많은 인구가 이동해 SI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감독과 예방을 강화하고 나섰다.

◆…SI 진원지 멕시코에선 정부가 멕시코 경제의 비핵심적인 부분들에 대해 폐쇄를 명령했다. 호세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은 "SI의 확산을 막고 많은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작업이나 서비스의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품산업과 의료업,금융업 같은 필수 분야를 제외한 비핵심 경제부문이 5일까지 5일간 폐쇄된다. 정부도 부분적으로 문을 닫는다. 한편 아구스틴 카르텐스 멕시코 재무장관은 SI로 인해 멕시코에서 국내총생산(GDP)의 0.3~0.5%에 해당하는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SI백신이 빨라야 오는 9월에나 공급될 수 있고 공급량도 전 세계 수요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최악의 경우 SI가 전 세계에서 수백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킬 수 있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병간호와 직장 폐쇄 등으로 전 세계 노동력의 40%가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놨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