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 대통령 "면목없다"…"실망시켜 죄송"
노 전 대통령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들에게 특유의 담담한 표정으로 잠시 주위를 둘러본 뒤 “국민 여러분께 면목 없다”며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하다. 잘 다녀오겠다"고 말한 후 곧바로 청와대 의전 버스에 올랐다. 단 세 마디였다. 취재진 중 한 명이 "아침식사 하셨나"라고 질문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감색 양복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맨 노 전 대통령은 오전 7시57분 사저 현관을 나섰다가 무언가를 잊고 나온 듯 사저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 직후 참모진들과 바로 승합차를 타고 취재진들이 모인 포토라인 앞으로 이동했다.
이동 예상 경로는 봉하마을을 출발해 동창원 나들목-진주-장수-익산-천안을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향할 예정이다. 예상 소요 시간은 4시간 반 정도다. 노 전 대통령이 탄 버스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전해철 전 민정수석, 김경수 비서관 등 4~5명이 동승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한편 수십대의 취재차량이 취재 경쟁을 벌일 경우 경호상 문제와 안전사고 위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노 전 대통령 측과 청와대 경호팀은 기자들과 논의해 8개 언론사에 차량별 비표를 미리 배부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이날 오후 1시30분 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 이로써 노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검찰 수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됐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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