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업 실적 호전에 투자심리도 상승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에서 한국 증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호전된 것이 이 같은 독주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당분간 국내 증시의 선전을 기대할만하다고 분석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1,354.10으로 마감해 지난해 말 1,124.47에 비해 200포인트 이상 오르며 20.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선진국 증시가 지난해 말의 지수 수준도 회복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독주'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의 경우 23일(현지시간) 종가가 7,957.06으로 작년 말의 8,776.39에 훨씬 못 미치고 있으며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도 아직 작년 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조사결과 선진국과 신흥시장 40개 국 증시 중에서 올해 들어 한국보다 상승률이 높은 나라는 중국, 대만, 브라질 등 3개국뿐이다.

한국 증시의 강한 상승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유 있는 독주'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외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환율이 안정세를 찾은데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돼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는 시장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4천700억원(연결기준)의 1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적자는 7천400억원에 달했었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4천556억원도 `깜짝실적'으로 불릴만한 실적으로 주요 증권사의 전망치 평균 3천500억원보다 1천억원이나 많았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1천538억원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이지만, 미국의 GM이나 일본 도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줄줄이 적자 행진을 벌인 것에 비교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반영하듯 JP모건, 맥쿼리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실적 발표 후 현대차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조정했다.

동양종금증권의 집계 결과 이달 들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64개 기업 중 40개 기업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 양호하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종금증권의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강한 흐름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