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중국의 남쪽 끝 자락에 자리잡은 하이난다오.이곳은 지금 중국 남쪽 끝의 작은 섬이 아니라 중국의 자존심을 알리는 ‘큰 섬’이 돼버린 느낌이다.취재진만 세계에서 600여명이 몰려들었고 13개나라의 정상을 비롯한 2700여명의 정관계인사들과 전세계에서 882개 기업이 참석했다.현지 언론은 G-20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 국제회의라면서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흥분하고 있다.

17일 오후 2박3일 일정으로 개막하는 보아오포럼의 장샤오쑹 이사는 “내 생각으로는 보아오포럼의 지위는 하이난의 보아오가 아니고, 아시아의 보아오도 아니며, 전세계의 보아오가 됐다”며 “올해 포럼을 계기로 한층 더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전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늦은 오후부터 ‘경제위기와 아시아; 도전과 전망’을 주제로 분임토의에 들어갔다.18일엔 원자바오총리가 공식 연설을 실시하고 저우샤오촨인민은행장과 천더밍상무부장,류밍캉 은행감독위원회 주석 등이 참석해 위안화의 위상 강화와 위기 돌파를 위한 중국의 역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보아오포럼은 또한 중국과 대만간 양안(兩岸)협력의 상징적인 무대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대만 첸푸양안공동시장기금회고문은 원자바오총리와 회담을 갖고 마잉주 대만총통의 구두친서를 전달할 계획이다.작년 대회에선 후진타오중국 국가주석과 샤오완창대만 부총통 당선인이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60년 대립의 역사에 양안협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었다.중국은 최근 대만과 전제조건 없이 양안간 ‘포괄적경제협력협정(CECA)’ 체결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회의에서 이 협상과 관련된 논의의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포럼 개막에 앞서 마 총통은 ‘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너고 서로 돕고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창조해 나가자’(同舟共濟,相互扶持,深化合作,開創未來)는 내용의 구두친서를 중국 지도자에게 전달해 달라고 첸 고문에게 요청했었다.원 총리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 걸어서가지 못한다면 기어서라도 대만에 꼭 가보고 싶다” 고 말할 정도로 양안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중국과 대만은 이번 회의에서 ‘금융위기 상황에서의 양안 협력’이란 별도의 세션을 열어 양안이 힘을 합쳐 금융위기를 돌파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회의에 이어 중국과 대만은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간 제3차 양안회담을 이달 말이나 5월초 중국 난징(南京)에서 개최한다.

한편 보아오는 군사작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최근 태국에서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반정부 시위대의 시위로 무산돼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직후 중국에서 열리는 첫 대규모 국제회의이기 때문에,주최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하이커우의 메이란국제공항에서 보아오포럼이 열리는 충하이시 보아오진에 이르는 110㎞ 구간의 도로 곳곳에는 공안들이 늘어서 있었고,소피텔 국제회의센터 부근은 차량 출입을 통제하며 출입자들을 상대로 엄격한 검문을 실시했다.

하이난다오=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