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부호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81)이 2003년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때에 이어 두 번째로 '리카싱 세일'을 실시,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리카싱 소유인 청쿵그룹이 16일 실시한 고급 아파트 세일 분양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4시간 만에 아파트 600채가 팔려나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번 센추럴파크타워 아파트 판매엔 부동산 중개회사와 일반 투자자 등 3000여명이 참가,아파트가 위치한 틴쉬와이 지역 일대는 북새통을 이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판매 개시 수시간 전부터 매수 희망자들이 몰려들었으며,판매 시작 4시간 만에 600채의 매매계약서가 작성됐다. 대형 부동산업체들은 서너채씩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는 같은 지역에 있는 다른 아파트보다 ㎡당 2066홍콩달러(약 35만원) 싸게 책정돼 10% 이상 가격 차이를 보였다.

청쿵그룹은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때 홍콩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될 조짐을 보이자 파격적인 값에 아파트를 공급하며 시장을 부활시키는 데 일조했었다.

리카싱 회장은 500여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으며 작년 말 현재 자산은 162억달러에 이른다. 홍콩 사람들이 1달러를 쓰면 5센트는 리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홍콩 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경기회복의 봄 기운이 퍼지고 있다"며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고 경기 조기 회복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