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과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싱가포르가 자국 통화 평가절하에 나설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싱가포르중앙은행(MAS)이 싱가포르달러 가치를 평가절하해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MAS는 "현재 명목실효환율이 물가 안정에 적절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환율 정책 범위를 재정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통화밴드 조정으로 싱가포르달러(SGD) 가치는 1.7%가량 절하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싱가포르달러화 환율은 지난달 초 미 달러당 1.5562SGD로 올 들어 최고점을 찍은 이후 이날 1.4993으로 3.6%가량 하락했다. MAS가 싱가포르달러 관리에 나선 건 2003년 이후 두 번째다.

블룸버그는 증시가 폭락하고 수출이 11개월째 감소하자 이 같은 긴급 조치를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는 기준금리 설정 대신 통화 바스켓 대비 거래범위를 설정해 싱가포르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전망치는 -5% 수준이었다.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5%로 잠정 집계했다. 작년 4분기 -4.2%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1분기 GDP가 전 분기보다 19.7% 하락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1975년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싱가포르의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