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개선 여부가 '판가름'

코스피지수가 5주 연속 상승하는 랠리가 펼쳐지면서 증시 과열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을 이 끌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 기업 이익이 기대에 못 미치면 큰 폭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도 많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3월 둘째 주부터 상승 행 진을 펼쳐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지수는 쉼 없이 상승해 1,000대 중반에서 1,300대 초반까지 300포인트 가량 치솟았다.

지수가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가자 대세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역사를 보면 시장의 장래가 그리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사상 약세장에서 코스피지수가 5주 연속 오른 대표적인 사례는 1998년 1월 첫째주부터 5째주까지였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350선에서 560선까지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같은 해 2월 들어 지수는 약세로 반전했고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6월에는 코스피 3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5주 이상 상승했던 1996년 3월이나 1990년 10월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에 너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과열 양상을 빚은 것도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 10일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차지 하는 비중은 70%를 넘어섰고, 거래대금을 고객예탁금으로 나눈 예탁금 회전율은 80%를 웃돌았다.

증시 사상 예탁금 회전율이 80%를 넘었던 적은 IT 버블이 절정에 달했던 1999년 말과 지수 2,000을 초과했던 2007년 중순으로 두 시기 모두 증시가 지나치게 과열돼 이후 주가가 폭락하고 말았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재훈 애널리스트는 "현재 증시가 과열된 것은 분명해 보이며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순탄치 않아 단기적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국내외 증시 환경의 호전과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들어 추세적인 상승을 점치기도 한다.

메리츠증권의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 실행과 미국 금융시장의 안정,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코 스피지수가 1,400선을 돌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1분기 기업 실적을 확인하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 좋은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의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증시의 상승 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기업 실적으로, 향후 기업 실적이 지 속적으로 개선된다면 증시도 추세적인 상승 행진을 벌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큰 폭의 조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