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이끄는 독일차의 약진,혼다 등 일본차의 퇴조'.

지난 1분기 수입 자동차 시장의 기상도다. 아우디가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등록 대수 기준) 7.71%에서 올 1분기 12.16%로 급성장한 것을 비롯해 BMW가 혼다를 제치고 1위 브랜드로 부상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작고 싼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지난달 배기량 2000cc 이하 소형차 판매가 1750대로 전년 동기(1447대)보다 20.9% 늘어난 것.

올해는 수입차 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에 변화가 많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한 · EU FTA 체결이 눈 앞으로 다가와 있는 데다 아직 결정이 나진 않았지만 정부의 자동차 세제 지원책도 수입차 업계로선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 뜨고, 혼다 지고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위 브랜드는 혼다다. 모두 1만2356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이 20.04%에 달했다. 전년 점유율 13.32%에서 7%포인트가량 수직 상승한 것. 작년 12월 한 달간 점유율은 무려 25.28%에 달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혼다코리아가 3월에 '혼다'라는 브랜드로 판매한 차량은 단 182대(점유율 3.85%)뿐이다. 3월 누적으로도 혼다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한 파이는 8.87%에 불과하다.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도 작년 9.84%에서 올 1분기 7.56%로 소폭 하락했다. 닛산코리아의 대중형 브랜드인 닛산의 시장 점유율이 작년 0.32%에서 올해 1분기 3.08%로 선전한 것만 빼면 일본 수입차의 굴욕인 셈이다.

일본 수입차 업체들이 내 준 시장은 대부분 독일계가 점령했다. 승기를 이끈 첫번째 주자는 아우디다. 작년 한 해 7.71%에 불과하던 시장 점유율이 올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12.16%로 나타났다. BMW는 같은 기간 13.62%에서 15.91%로 상승,1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폭스바겐도 지난해 8.33%에서 올 1분기 13.18%로 약진해 독일계의 상승세에 일조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침체로 어수선한 와중에서도 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계 수입차가 선전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포드가 작년 4.13%에서 올 1분기 4.14%로 선방했고,크라이슬러는 같은 기간 6.26%에서 7.19%로 점유율이 소폭 올라 갔다.


◆소형차 위주 인기

수입차 중 작고 싼 차량만 '나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수입차 소비자들이 눈높이를 낮춘 탓이다.

지난달 배기량 2000cc 이하 소형차 판매는 1750대로 전년 동기(1447대)보다 20.9%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2000~3000cc 중형차 판매는 -34.9%,3000~4000cc 중대형차는 -24.9%,4000cc 이상 대형차는 -37.7%로 마이너스 신세를 면치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작년 10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늘어난 차급은 지난달 소형차가 유일했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소형차 강세 현상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소형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소형차 판매 비중은 전체의 37.1%로,중형차(32.6%)를 4.5%포인트 앞섰다. 고급차로 인식돼온 수입차 가운데 유독 소형차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저가형 차량을 찾는 분위기가 생긴 데다,

일부 업체들이 재고 누적을 이유로 저배기량 차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수입차 중 아우디 A4,폭스바겐 골프,벤츠 C200 등 상대적으로 싸고 연비가 높은 차량만 인기"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