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로켓 발사 예고 첫날인 4일 대신 5일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그동안 보여온 행태를 감안할 때 발사 예정일 선택에도 전략전 고려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현지 날씨 탓도 있지만 주말을 이용한 효과 극대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발사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하루 이틀 늦출 경우 국제 사회의 긴장감을 높이면서 이목을 더욱 집중시킬 수 있는 부수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북한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오전 10시 "시험통신 위성 광명성 2호의 운반로켓 은하 2호를 쏘아올리기 위한 준비가 완료됐다. 위성은 곧 발사하게 된다"고 발표해 국제사회를 긴장시켰다.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이날 발사 예정시각은 오후 4시 이전이었다. 로켓 발사 예고 첫날인 4일 함경북도 무수단리는 풍속 10m 안팎의 구름낀 날씨였다. 초속 15m 이내 풍속은 로켓 발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공중의 바람이 지상보다 거셀 경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로켓 발사체가 자체 무게보다 강한 바람을 만나 부러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발사 준비 부족도 원인으로 꼽았으나 5일 오전 북한이 로켓 발사를 전격 감행함에 따라 사실상 효과 극대화를 노린 지연 발사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사회의 지속적 관심 유발을 통한 전시 효과를 겨냥해 당초 발사 예고일을 지연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지연 발사와 장거리 사거리 능력 과시를 통해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 능력을 전 세계에 과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