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결산] IMF '1조1000억弗 실탄' 확보…동유럽 위기 차단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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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발판
G20 정상회의가 이틀간의 일정을 끝으로 지난 2일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을 대폭 강화,동유럽 위기를 차단할 수 있는 방어막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대 수혜자로는 이머징마켓(신흥국)이 거론되고 있다.
G20는 IMF의 재원을 현행 2500억달러에서 3배인 7500억달러로 늘리는 등 총 1조1000억달러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에 합의했다. 새로 확충된 기금은 이머징마켓,특히 동유럽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활용된다. 돈 한나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G20 합의는 이머징마켓에 큰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G20회의 영향으로 이날 폴란드 체코 브라질 증시가 급등하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5.6% 폭등했다.
특히 전날 멕시코가 IMF의 '신축적 신용공여제도(FCL)'를 통해 처음으로 470억달러를 빌린다고 발표하면서 IMF의 자금을 지원받는 데 대한 인식도 바뀌는 분위기다. FCL이란 'IMF 구제금융'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신흥국들이 돈이 필요해도 자금지원 요청을 꺼리자 IMF가 까다로운 조건들을 달지 않고도 돈을 빌려쓸 수 있도록 한 단기 외화자금대출 제도다. IMF의 재원이 확대되고 FCL이 활성화되면 당장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한 일부 동유럽국가들에 '단비'가 될 뿐 아니라 신흥국의 외화유동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동유럽 등 개발도상국들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1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7500억달러의 '실탄'을 확보하면서 IMF의 위상도 높아졌다. 칸 IMF 총재는 "IMF가 글로벌 위기상황을 다루는 주체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G20의 성과에 대해 "글로벌 경제회복을 위한 터닝 포인트(전환점)"라며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헤지펀드와 신용평가사 감독 등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는 이번 회의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세계 정상들이 한데 모여 탈규제는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2010년 말까지 경기부양을 위해 5조달러를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5조달러가 어느 범위의 자금까지 포함하는 것인지,구체적인 부양책의 내용은 무엇인지 전혀 설명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또 국가별 재정지출 확대 규모가 명시되지 않아 상징적인 선언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실자산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고,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재개 일정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한편 이번 회의를 통해 신흥국들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폴 테일러 로이터통신 칼럼니스트는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질서가 다극체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G20는 IMF의 재원을 현행 2500억달러에서 3배인 7500억달러로 늘리는 등 총 1조1000억달러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에 합의했다. 새로 확충된 기금은 이머징마켓,특히 동유럽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활용된다. 돈 한나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G20 합의는 이머징마켓에 큰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G20회의 영향으로 이날 폴란드 체코 브라질 증시가 급등하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5.6% 폭등했다.
특히 전날 멕시코가 IMF의 '신축적 신용공여제도(FCL)'를 통해 처음으로 470억달러를 빌린다고 발표하면서 IMF의 자금을 지원받는 데 대한 인식도 바뀌는 분위기다. FCL이란 'IMF 구제금융'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신흥국들이 돈이 필요해도 자금지원 요청을 꺼리자 IMF가 까다로운 조건들을 달지 않고도 돈을 빌려쓸 수 있도록 한 단기 외화자금대출 제도다. IMF의 재원이 확대되고 FCL이 활성화되면 당장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한 일부 동유럽국가들에 '단비'가 될 뿐 아니라 신흥국의 외화유동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동유럽 등 개발도상국들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1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7500억달러의 '실탄'을 확보하면서 IMF의 위상도 높아졌다. 칸 IMF 총재는 "IMF가 글로벌 위기상황을 다루는 주체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G20의 성과에 대해 "글로벌 경제회복을 위한 터닝 포인트(전환점)"라며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헤지펀드와 신용평가사 감독 등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는 이번 회의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세계 정상들이 한데 모여 탈규제는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2010년 말까지 경기부양을 위해 5조달러를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5조달러가 어느 범위의 자금까지 포함하는 것인지,구체적인 부양책의 내용은 무엇인지 전혀 설명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또 국가별 재정지출 확대 규모가 명시되지 않아 상징적인 선언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실자산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고,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재개 일정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한편 이번 회의를 통해 신흥국들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폴 테일러 로이터통신 칼럼니스트는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질서가 다극체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