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불구하고 막걸리 인기가 치솟고 있다.

소주를 비롯해 맥주, 위스키, 와인 등 주류들이 불황 앞에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막걸리 만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막걸리는 다른 주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데다 별다른 안주없이도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최근 엔고현상을 타고 한국으로 몰려온 일본 관광객들도 막걸리의 큰 고객이 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에서 막걸리 매출은 지난해말부터 급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올들어서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마트에서 지난해 막걸리 매출은 전년대비 30% 신장했으며, 올해들어 1~2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의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3월에는 48%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막걸리는 기존 페트상품 외에 캔이나 병 상품이 출시되는 등 용기도 다양화되면서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이마트 측은 전했다.

신세계 이마트 윤덕원 바이어는 "불황으로 인해 주류부문에서도 저가형 상품 선호현상이 뚜렷하다"면서 "막걸리는 용량대비 가장 저렴한 주류이면서 특별한 안주없이 즐길 수 있어 더욱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서는 서울쌀막걸리(1ℓ) 1천50원, 이동쌀막걸리 (1.2ℓ) 1천250원, 국순당쌀막걸리(360㎖) 1천50원, 국산당쌀막걸리캔(240㎖, 6개) 3천480원, 월매막걸리(350㎖, 6개) 3천600원에 팔고 있다.

이마트는 이같은 막걸리 인기추세를 반영해 4월 2일부터 8일까지 막걸리를 2병이상 구매할 경우 10%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홈플러스에서도 3월 1일부터 30일까지 막걸리 매출액이 지난해 3월에 비해 무려 60%나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막걸리 매출은 기존점(54개) 기준으로 45.4% 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마트 막걸리 전체 매출의 17%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역점은 같은 기간 156.4%나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계기영 영업매니저는 "막걸리는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라며 "엔고 현상 등으로 일본 관광객이 늘면서 1월말부터 구성한 일본인 관광객 인기 상품존에 막걸리 진열면적을 2배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순당 쌀막걸리(240㎖, 600원) 1종만 판매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도 판매량이 갈수록 증가추세다.

판매 첫달인 지난해 11월에는 72병을 판매하는 데 그쳤으나 12월에는 259병으로 전달에 비해 250% 늘었고 올해 들어 1월 567병, 2월 1천120병, 3월 1천132병으로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