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자본수혈을 개시함에 따라 은행들이 실물경제 지원에 적극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31일 우리.국민.농협.하나.경남.광주.수협 등 7개 은행과 우리금융지주에 약 4조 원 규모로 자본확충을 단행했다.

자본수혈을 받는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0.43~1.50%포인트 개선되며 확대된 대출여력은 실물 및 구조조정 지원에 활용된다.

◇ 7개 은행에 자본확충 단행
은행들의 1차 자본확충펀드 지원신청 규모는 3조9천560억 원으로 당초 예상했던 4조3천억 원보다 3천억 원 정도 줄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1조 원, 농협이 7천500억 원, 하나은행이 4천억 원, 경남은행이 2천320억 원, 광주은행이 1천740억 원, 수협이 1천억 원, 우리금융지주가 3천억 원을 신청했다.

지주회사 중 유일하게 신청한 우리금융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지원을 요청했고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하이브리드채권과 후순위채를 절반씩 나눴다.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을 신청했다.

만기 30년 이상 하이브리드채권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시 기본자본(Tier1)으로 인정 받고 만기 5년 이상 후순위채는 BIS 비율 산정시 보완자본(Tier2)로 인정 된다.

이번 자본수혈을 통해 은행권의 BIS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2.19%에서 12.52%로 0.33%포인트 상승한다.

은행별 BIS 비율은 우리은행이 지주사의 증자분을 포함해 0.86%포인트 상승하고 국민(0.65%포인트), 농협(0.58%포인트), 하나(0.43%포인트), 수협(0.73%포인트), 경남(1.5%포인트), 광주(1.5%포인트) 등도 0.43~1.50%포인트 수준으로 개선된다.

◇ 상반기 3차례 지원..용도는 실물지원
정부는 이번 자본수혈을 포함해 상반기 중 총 3차례에 걸쳐 은행 자본확충을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달에 12조 원 규모로 자본확충펀드에 한도배정을 신청한 14개 은행에 대해 4, 5월 중 2차 지원을 실시하고 6월 말이 되기 전에 3차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별 한도배정 규모는 ▲국민.우리.신한은행 각 2조 원 ▲하나.

기업은행과 농협 각 1조5천억 원 ▲외환은행 2천500억 원 ▲대구.부산은행 각 3천억 원 ▲경남은행 2천300억 원 ▲수협 2천억 원 ▲광주은행 1천700억 원 ▲전북은행 700억 원 ▲제주은행 300억 원 등이다.

이번에 지원신청을 하지 않은 7개 은행은 상반기 2차례의 신청기회가 남아 있고 이번에 자본수혈을 받은 7개 은행도 한도 범위 내에서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최근 자본수혈을 받기로 한 은행들과 자본확충펀드 자금의 용도를 실물경제 및 구조조정 지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약정서를 체결했다.

금융당국이 인정한 사용용도는 ▲중기 신규대출 및 만기연장 ▲신.기보 등 보증기관 출연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및 출자전환 ▲구조조정펀드 출자 등 기업 구조조정 지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책 관련 지원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조치 등이 있다.

정부는 은행권 스스로 실물경제 지원과 구조조정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경영권 간여 조항은 제외했다.

다만 은행들은 월별로 펀드자금 활용내역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며 금융위는 이를 은행별 지원금액 산정과 금리조건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