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NI) 국장이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인공위성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의 발사 시 미국의 요격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미사일보다는 인공위성에 무게


블레어 국장은 10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했고 나는 그들이 의도하고 있는 것이 (인공위성 발사)라고 믿고 있다"면서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그것이 나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이번 발사 운반체에 대해 인공위성이라는 판단을 공개 표명한 것은 미 행정부 내에서 블레어 국장이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1998년 8월31일 북한이 '광명성 1호' 발사 주장 당시에도 발사 초기에는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1호'라고 간주하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2주후 "우리는 북한이 아주 작은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리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었다"며 인공위성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발사 성공 시 미에 직접적 위협


블레어 국장은 다만 "위성발사체라고 해도 이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구분이 되지 않으며 만약 3단계 위성발사체가 성공한다면 알래스카와 하와이뿐만 아니라 하와이와 알래스카 주민들이 말하는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우주발사체와 장거리 미사일 간의 기술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해 기술을 확보할 경우 로켓 상부에 탄두만 장착하면 바로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이 된다.

◆ 힘 잃은 요격 가능성

미국의 이번 발언으로 북한의 발사체에 대한 요격 가능성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미사일과 달리 인공위성은 과학기술의 산물이라는 국제사회의 인식이 강해 요격 시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요격에 성공을 한다고 해도 북한의 강한 반발을 일으켜 6자회담 탈퇴나 2차 핵실험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야기시킬 수 있다. 또한 군축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방어체제(MD)가 가동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 반발할 수 있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요격 발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억제하려는 정치적 수사 차원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본의 경우에도 비상 시 미국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크고,현재 미사일 문제를 총선상황에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부풀리는 분위기로 볼 때 요격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북한 핵실험 가능성 거론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마이클 메이플스 국장(육군 중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북한은 작년 10월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한 뒤 핵프로그램 불능화를 재개했지만 6자회담이 좌초되면 영변 핵시설에서 핵물질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의)시나리오에는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 실험이나 핵실험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구동회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