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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한 기자의 스마트 머니] 학생半 월급쟁이半…일본은 '유료자습실' 성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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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대도시에 월간이나 시간 단위로 자리를 빌려주는 '유료 자습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구 감소로 매년 수험생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도쿄 중심부 치요타구에 있는 '도쿄 렌털 자습실'.치요타역 인근 빌딩의 한 귀퉁이에 부스를 마련한 방이 있다. 요금은 월 최저 1만3000엔.커다란 책상과 눈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특수 조명이 설치돼 있다. 이용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좌석을 사용할 수 있다. 근처 직장에 다니고 있는 젊은 샐러리맨들이 주요 고객이다.

    회의실 임대업체인 고쿠요의 자회사가 운영 중인 'DESK2@'도 비슷한 형태다. 개별룸 및 칸막이 없는 오픈 좌석을 설치해 빌려주고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15분당 룸에 따라 최저 200엔(약 3000원)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음료수가 무료로 제공되며,인터넷 등 각종 IT(정보기술) 기기도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 '유료 자습실' 코너에 따르면 3월 현재 도쿄에만 50개 이상,간사이권(서부지역)에 30개 이상의 유료 자습실이 문을 열고 성업 중이다. 유료 자습실은 2004년 첫선을 보였으며,지난해부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유료 자습실업자들은 경기침체로 도심에 빈 사무실이 늘어나고 임대료가 떨어지자 사업 아이디어를 짜냈다. 빈 사무실이 많아지면서 건물주들이 업자에게 먼저 자습실 개설을 권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의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초부터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경기가 나빠지면서 빈 사무실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료 자습실은 조용한 데다 실내 공간을 더럽히지 않는 장점이 있어 건물주들도 임대를 선호하고 있다.

    유료 자습실 이용층은 다양하다. 수험생 등 학생들도 있지만 도심의 경우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이용자들을 분석한 결과 국가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올 1월부터 자습실을 이용해 사법서사(한국 법무사에 해당) 공부를 하고 있는 기무라 사토시씨(29)는 "부동산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나 3년 뒤 회사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회사에만 매달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자격증을 얻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에 근무하면서 증권 애널리스트 자격을 준비 중인 한 여성(36)은 "지금은 전직이 어렵다.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실력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불안이 심해지면서 샐러리맨들이 자격증 취득 전선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신교육을 하고 있는 유캔(도쿄 신주쿠)에 따르면 여성들은 의료사무 및 부기,남성은 중소기업진단사와 사회보험노무사 등의 강좌를 많이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격시험 응시자를 보면 사회보험노무사는 전년 대비 5.8% 늘어난 6만2000명에 달했다. 독립이 가능한 자격시험에 회사원들이 몰리고 있음을 반영한다.

    경기침체로 회사의 잔업이 줄어든 것도 유료 자습실 붐의 토양이 되고 있다. 기업들이 임금을 줄이거나 부업을 인정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패션 업종에 근무 중인 한 여성(23)은 "경기 악화로 이전보다 쉬는 시간이 늘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1792시간.통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1800시간 밑으로 떨어졌다. 잔업시간(추가 근무시간)은 129시간으로 전년 대비 3시간 감소했다.

    소득이 줄면서 회사원들이 자기 계발에 적극 나선 것도 유료 자습실 확산 배경이 되고 있다. 치열해지는 생존경쟁 속에 살아남으려면 실력을 키우거나 건강을 증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피트니스클럽을 운영 중인 일본체육시설운영(NAS · 도쿄 치요타구)이 연초 기존보다 2시간 이른 오후 6시부터 시설 이용이 가능한 '슈퍼 나이트회원'을 모집한 결과 전년보다 이용자가 50%가량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30,40대 회사원의 이용이 크게 늘고 있으며,잔업이 없어지면서 운동을 하고 일찍 귀가하려는 이용자가 많다"고 말했다.

    독립행정법인 노동정책연구소의 도미오카 쥰 연구원은 "고용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에게 투자할 경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료 자습실이나 운동시설이 번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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