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기업 야후의 최고경영자(CEO) 캐럴 바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에게 야후의 검색 부문 인수 또는 파트너십 협상이 비밀리에 진행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4일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야후 CEO가 된지 7주째를 맞고 있는 바츠는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에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 모임을 통해 "야후와 MS간 논의나 토의 과정에 제3자는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츠는 "인수 문제는 두 회사가 논의해야 할 문제이며 은밀히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츠가 발머에게 `비밀 협상'을 주문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의 검색 사업 인수 문제 등에 대해 `고자세'로 일관해 온 점을 겨냥, 협상 과정에 대한 야후의 비판적 입장을 전달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바츠는 MS와 검색 사업 부문에 대한 인수 협상이 진행중인지, 야후의 검색 사업 부문을 MS와 통합할 의사가 있는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거부했다.

인터넷 관련업계는 발머가 최근 "MS와 야후가 통합 체제를 구성해야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 구글에 대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바츠가 `비밀 협상'을 직접 언급함에 따라 야후와 MS간의 협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야후는 자금난과 실적 부진에 빠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실리콘밸리 업계의 `여장부'로 이름난 바츠를 CEO로 영입했고 바츠는 지난주 회사내 의사 결정 과정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온 경영진의 상부 구조를 대폭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바츠는 현재 야후의 사업 분야 중 인력 감축 대상과 매각 대상, 구조조정 대상 등을 면밀히 분석중이며 조만간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츠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경기 침체를 기회로 삼아 회사가 가진 23억 달러의 현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 다소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구사해 나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